들개가 된 유기견… 소탕과 보호 사이 골머리

들개가 된 유기견… 소탕과 보호 사이 골머리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5-03-21 00:30
수정 2015-03-21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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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만 연간 1만 마리 잡혀

연간 서울에서 포획되는 떠돌이 유기견이 1만 마리에 달하면서 ‘야생화된 유기견’의 서식지역 확대에 대한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야산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이들 개를 소탕해 주기를 원하지만, 관련 조직이나 규정이 없어 다른 유기견과 같이 보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잡은 유기견은 9551마리에 이른다. 그나마 2013년(1만 1395마리)보다 16% 줄었지만 걱정은 더 커진다. 야생화된 유기견은 포획틀을 피하는 방법을 학습했고, 무리를 지어 다니고 있다. 새끼를 낳으면서 완전히 야생에서 태어나 자란 들개들도 나온다.

광견병도 두렵다. 2009~2011년 서울·경기도 발생하지 않던 광견병 보균 동물은 2012년 경기도에서 4건이 발견됐다. 광견병은 뇌염 등을 일으키고 치사율이 거의 100%다.

경기 화성시 시화호 일대의 산업단지 개발로 야생동물이 북상하면서 2006년 은평구에서도 광견병 보균 동물이 발견된 바 있다. 시는 광견병 약을 먹이에 넣어 살포하지만 야생화된 개가 약은 빼놓고 먹이만 먹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은 마취총을 이용해 야생화된 개를 소탕해 주길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다. 종로구에 사는 김모(55)씨는 “통상 유기견 하면 더러워도 치와와같이 작고 귀여운 것을 떠올리는데 이들은 덩치도 크고 이빨도 날카로워 늑대와 흡사하다”면서 “멧돼지와 같이 민가로 내려와 먹이를 찾기 때문에 주민이나 등산객에서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야생화된 유기견의 광견병 여부는 물론 개체 수도 파악되지 않았다. 북한산에서 지난해 79마리의 유기견을 포획한 점에 비추어 수백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게다가 매해 7000마리 이상의 유기견이 새로 생겨난다. 특히 재개발 지역에서 버려진 개들이 주인을 기다리다 야생화되고 있어 ‘개발의 역습’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자체가 주민들의 뜻대로 마취총으로 이들을 소탕하기는 힘들다. 유기견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개를 죽일 수도 있어서다. 또 야생화된 유기견에 대한 관리 기관 및 규정이 없어 유기견에 준하는 조치(구조 및 보호)를 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 4일 관계기관 대책회의 결과 마취총은 개의 폭력성을 높일 수도 있어 시민의 안전이 위급한 상황에는 ‘블로건’이라는 약한 마취총을 사용하기로 하고 소방서에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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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5-03-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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