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노조설립 와해 문건’ 의혹 근거 없다”

검찰 “삼성 ‘노조설립 와해 문건’ 의혹 근거 없다”

입력 2015-01-27 10:07
업데이트 2015-01-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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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부당노동행위는 인정…부사장 등 약식기소

삼성그룹이 이른바 ‘S그룹 노사전략’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노동조합 설립 시도를 와해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병현 부장검사)는 노조와해 문건 의혹과 관련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당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 차원의 부당노동행위는 있었다고 판단해 조모 부사장과 이모 상무, 김모 차장 등 임직원 4명을 각각 벌금 500만∼1천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노조와해 문건 의혹은 2013년 10월 심상정 의원이 150쪽 분량의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되면 그룹 노사조직, 각사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시켜달라”,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전략을 통해 고사화해야 한다” 등의 지침이 적혀있었다.

삼성노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은 “그룹 차원의 노조파괴 전략이 시행됐음을 입증하는 증거자료가 드러났다”며 이건희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에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의 작성 주체와 출처를 확인할 수 없고 계열사들이 이 문건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문건을 폭로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검찰에 출처를 밝히지 않았고 삼성 관계자들 역시 자사에서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문건 작성 자체는 범죄사실이 아닌데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그룹 차원에서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삼성에버랜드가 노조의 유인물 배포를 방해한 혐의 등을 인정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일부 임직원을 약식기소했다.

이들은 사원교육에서 노조 설립을 지원한 민주노총 등을 비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2011년 7월 삼성노동조합(현 금속노조 삼성지회)이 설립신고를 하자 전사원 대상 강연을 열어 ‘민주노총이 삼성에 노조를 세우려는 이유가 조합비 700억원 때문이다’라거나 ‘한미 FTA 투쟁 등에 조합원들을 강제로 동원해 산하 기업노조가 탈퇴한다’라는 취지로 교육했다.

검찰은 삼성에버랜드가 일부 직원에 대해 명목상 사유와 달리 실제로는 노조 활동을 이유로 징계했다고 보고 이 부분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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