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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몫까지 열심히 살게”…안산 인질극 피해자 지원 절실

“동생 몫까지 열심히 살게”…안산 인질극 피해자 지원 절실

입력 2015-01-22 14:49
업데이트 2015-01-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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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동거녀 정신과 치료…부인 A씨 “가족 생계 막막”검찰, 범죄피해 긴급구조금 지급·주거 지원

“엄마, 너무 아파하지 마. 내가 동생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게”.

22일 안산 인질살해 사건으로 막내딸(16)을 잃은 A(44·여)씨는 전날 밤 큰딸(17)이 병상에 누워 자신의 손을 꼭 잡으며 건넨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A씨는 막내딸과 함께 이 사건으로 숨진 전남편 B(49)씨 사이에서 큰아들과 두 딸을 낳았지만 2006년 B씨와 이혼하면서 줄곧 떨어져 지냈다.

인질살해극을 벌인 김상훈(46)과 2007년 재혼했지만 변변한 직업 없이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고 외도를 일삼는 김을 견딜 수 없어 지난해 8월부터 안산의 한 오피스텔에 혼자 머물며 보험 영업 등으로 생계를 꾸렸다.

자식들과 함께 사는 전남편 B씨는 지병으로 몸이 불편해서 A씨는 도박과 게임에 빠진 김이 흉기를 들고 협박해 매달 수십만원씩 빼앗아가는 와중에도 남은 돈으로 자식들 용돈을 챙기고 생활비도 보탰다.

A씨 이웃은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A씨뿐인데다 아이들이 장애가 있는 전남편과 살아야 국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전남편이 아이들을 맡은 것으로 안다”며 “A씨와 전남편은 헤어졌어도 자식 사랑은 유별났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애틋함을 잃지 않던 A씨 가정은 지난 12일 김이 흉기를 들고 전남편 B씨의 집에 들이닥치면서 조각났다.

끔찍했던 인질극에서 살아남은 큰딸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한 교수는 “인질로 잡혔던 큰딸과 전남편의 동거녀는 충격을 크게 받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며 “트라우마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안산 국립트라우마센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체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 역시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는 입원하는 대신 큰딸 곁에 머물며 회복을 돕고 있다.

A씨는 “이제 직장에도 나갈 수 없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지만 무엇보다 딸이 빨리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흐느꼈다.

검찰은 A씨 가족의 상황을 고려해 통상 1심 유죄 판결 이후 지급하던 범죄피해자에 대한 구조금 가운데 3분의 1을 긴급구조금으로 이른 시일 내에 미리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큰딸은 전남편 B씨에 대한 긴급구조금 1천900여만원, A씨는 막내딸에 대한 긴급구조금 570여만원을 받게 된다. 나머지 구조금은 김에 대한 1심 유죄 판결 이후 나온다.

검찰은 올해부터 지원 상한 구조금의 액수를 최대 6천800만원에서 9천100만원으로 올렸지만 아직 시행령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일단 지난해 기준으로 긴급구조금을 산출했다. 이에 따라 시행령 개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차등분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범죄피해구조금은 배우자 및 피해자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미성년 자녀, 피해자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부모·손자녀·조부모·형제자매, 그 외 피해자의 가족 등으로 순위를 나눠 차등 지급된다.

이와 함께 검찰은 A씨와 자녀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안산 인근에 주거지를 마련해주기로 했다.

A씨는 “큰딸이 퇴원하면 아들과 함께 세 식구가 함께 살 것”이라며 “지금은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아이들과 함께 꿋꿋이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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