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심리부검’결과 분석으로 본 자살 고위험군

전국 첫 ‘심리부검’결과 분석으로 본 자살 고위험군

입력 2014-11-19 00:00
수정 2014-11-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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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치료 경험자·40대 무직·자살시도 전력자 많아

정신과 치료 경험자, 40대 무직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하면 자살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같은 분석은 부산시가 지난해 전국 처음으로 자살자의 유가족 등을 상대로 일선 경찰서 형사계와 정신건강증진센터가 공동으로 벌인 ‘심리부검’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심리부검이란 물리적 사인을 규명하는 시신 부검과 달리 죽음에 이르게 한 심리적 요인을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자살의 원인에 과학적으로 접근, 예방을 위한 맞춤대책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19일 부산자살예방센터가 상지대 박지영 교수·동아대 김철권 교수팀에 의뢰한 ‘2013 부산시 자살 사망자에 대한 심리적 부검 분석’에 따르면 유가족이 심리부검에 응한 자살 사망자 190명 가운데 자살 시도 당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례가 전체의 37.3%인 71명에 달했다.

자살 당시 치료를 받고 있은 사람이 54명(28.4%), 과거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17명(8.9%)으로 나타났다.

자살자의 평균 연령은 53세였고, 40대가 43명(2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 37명(19.5%), 60대 31명(16.3%), 30대 24명(12.6%) 순으로 나타나 40~50대 중년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률이 훨씬 높았다.

자살자의 직업 분포를 보면 무직이 전체의 48.4%인 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영업 18명(9.5%), 기술직·회사원 각 12명(6.3%), 학생 8명(4.2%)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살 원인으로는 정신적 문제(58명, 25.2%)와 경제적 문제(43명, 18.7%)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자살 사망자 5명에 1명꼴로 이전에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었다.

자살 전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나 행동’, ‘사회생활 단절’, ‘예전과 다른 감정표현이나 만남 요구’ 등 특이한 행동을 한 경우는 응답자 61명 가운데 26%인 16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자살로 사망한 190명의 유가족이나 친분관계가 깊었던 사람을 대상으로 경찰서가 131명, 부산건강증진센터가 59명을 각각 맡아 30여 개 항목을 심리면담한 결과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을 주도한 박지영 교수는 “조사 표본은 적었지만 정신과 치료경험이 있는 사람, 40대 무직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을 자살위험 표적집단으로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이에 맞는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 정명희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부산시 복지건강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번 심리부검 조사 분석을 근거로 “정신과 전문의를 자살예방 게이트 키퍼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자살예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또 “심리부검은 일선 경찰서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경찰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심리부검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 사이에 협조체제를 긴밀하게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2013년 기준 부산의 자살자는 인구 10만명당 29명으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인천(30.6명) 다음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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