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역이름 전쟁

지하철 9호선 역이름 전쟁

입력 2014-07-12 00:00
수정 2014-07-12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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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역, 코엑스 병기” 요청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역사 세 곳이 연내 신축되면서 역이름 전쟁이 시작됐다. 주민의 의견과 기업 및 단체의 주장, 옛 지명 등이 얽히고설켰다. 지역 이기주의나 기업의 입맛대로 역명이 바뀔 수도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시 관계자는 지난 10일 “2011~2012년엔 없었던 역이름 제정이나 개정 건수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올해는 9호선 역사 세 곳의 이름을 새로 만들어 열기가 더 세졌다”고 말했다.

9호선 926정거장의 이름으론 차병원사거리, 언주, 삼정 등이 후보에 올랐다. 언주는 옛 지명이고, 삼정은 옛날 세 개의 우물이 있던 곳이라는 뜻에서 한 주민이 추천했다. 928역은 학당골이 유력했지만 주민들이 납골당을 연상시킨다며 삼성중앙역 또는 신삼성역으로 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병기 요청도 잇따른다. 929역은 봉은사역이 확정적인데 코엑스가 괄호에라도 표기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4호선 혜화역에 병기를 요청했지만 너무 멀다는 이유로 지난 4월 반려됐다. 전쟁기념관은 4호선 삼각지역에 병기 요청을 했다가 반려돼 불복(?) 민원을 제기했다. 시는 홍보 목적이 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도봉구는 4호선 쌍문역에 ‘둘리역’을 함께 쓰게 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다. 둘리의 고향이 쌍문동이라는 데 착안해 둘리박물관을 짓고 있어서다.

2016년 3월에나 완공되는 9호선 937정거장은 벌써부터 핫이슈다. 부동산업체 등이 역명을 송파구에 있는 것처럼 ‘오륜역’ ‘방이역’ 등으로 쓰면서 실제 관할인 강동구 의회가 시에 ‘신둔촌역’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이나 단체 이기주의 등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을 우려한다. 4호선 총신대입구역은 원래 이수역이었지만 총신대가 부담한 2400만원의 건설비를 이유로 이름이 바뀌었다. 부산지하철 2호선에는 ‘경성대·부경대역’이 있다. 두 대학이 서로 이름을 넣으려다 생긴 일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명은 역 주변 500m에 있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 지명위원회를 열어 역명을 걸러 시에 제안하면 도시철도, 건설업체와 조율한 뒤 시 지명위원회에서 확정한다”며 “업체 홍보 등 목적이 타당하지 않으면 배제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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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4-07-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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