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지적장애인 성폭행 일시·장소 특정은 무리”

여성단체 “지적장애인 성폭행 일시·장소 특정은 무리”

입력 2014-06-25 00:00
수정 2014-06-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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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범행 일시·장소 특정은 형사소송절차 기본원칙”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전국장애인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등 187개 여성·장애인단체는 25일 대전법원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있어 법원이 피해자에게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공소사실 불특정을 이유로 가해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피해자와 그 가족의 삶과 인권을 무참히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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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 ”지적장애인 특성 이해하고 성폭행범 재판하라”
여성단체 ”지적장애인 특성 이해하고 성폭행범 재판하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187개 여성·장애인단체가 25일 대전법원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있어 법원이 피해자에게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공소사실 불특정을 이유로 가해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림으로써 피해자와 그 가족의 삶과 인권을 무참히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이는 대전고법과 지법이 지난해 8월과 올해 4월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 2건의 피고인들에 대해 ‘범행 일시와 장소 증명이 없다’는 등 이유로 일부 또는 전부 무죄를 각각 선고한 데 이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사건에서도 범행 일시·장소 특정을 요구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성·장애인단체들은 “진술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범행 일시·장소 등을 기억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지적 장애인의 특성”이라며 “그럼에도 재판부의 상식과 경험칙에 맞지 않는다고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피해자의 장애를 악용하는 가해자의 범행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 특성에 대한 법원의 무지와 인권의식 결여로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과 눈물, 억울함은 외면받는 반면 가해자의 방어권만 철저히 보장되고 있다”며 “더이상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고 가해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법원은 범행 일시와 장소를 특정해야 하는 것은 형사소송절차의 기본원칙이라는 입장이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정도가 심할 경우 아예 공소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판례도 ‘공소사실에 특정된 범죄의 일시와 장소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주된 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부족함에도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범행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다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확립돼 있다.

대전고법 관계자는 “피해자가 지적 장애인으로서 진술의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 재판을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재판부가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것은 재판의 대상을 명확히 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려는 노력임과 동시에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균형있게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한 일시·장소에서 범행이 있었음이 불분명한 경우 검사의 공소장 변경이 없는 한 유죄판단을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며 “법원이 피해자 보호를 외면하거나 무시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전고법은 조만간 여성·장애인단체와 재판실무에 참여하는 법률가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 등을 열어 지적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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