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만에 또 뚫린 KT, 1년간 까맣게 몰랐다

반년 만에 또 뚫린 KT, 1년간 까맣게 몰랐다

입력 2014-03-07 00:00
업데이트 2014-03-07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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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2명에 홈피 해킹당해 1200만명 개인정보 털려 휴대전화 개통·판매 등에 악용

KT 홈페이지가 전문 해커에게 뚫려 가입 고객 1600만명 가운데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KT 홈페이지 가입고객 1천600만명 중 1천200만명의 고객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KT 광화문 지사 모습.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KT 홈페이지를 해킹해 얻어낸 개인정보를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한 혐의로 전문해커 김모씨와 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KT 홈페이지 가입고객 1천600만명 중 1천200만명의 고객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6일 오후 KT 광화문 지사 모습.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KT 홈페이지를 해킹해 얻어낸 개인정보를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한 혐의로 전문해커 김모씨와 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KT 홈페이지를 해킹, 개인정보를 빼낸 뒤 텔레마케팅 업체에 판매한 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과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박모(37)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인터넷에 배포된 ‘파로스 프로그램’(웹사이트 취약성 등을 분석하는 강력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신종 프로그램을 개발,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KT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 왔다. 이들은 이용대금 조회란에 고유숫자 9개를 무작위로 자동입력시키는 이 프로그램으로 KT 가입 고객의 9자리 고유번호를 찾아냈다. 성공률이 높을 땐 하루 20만∼30만건의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등 1년간 1200만명의 고객정보를 털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이 줄줄이 샜다.

박씨는 KT 직원을 사칭해 김씨 등으로부터 사들인 개인정보를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해 1년간 115억원의 부당수익을 올렸다. 주로 약정 기간이 끝나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시세보다 싸게 휴대전화를 살 수 있다”고 꾀었다. 또 휴대전화 대리점 3곳에도 500만명의 고객정보를 판매했다.

김씨 등은 다른 방식의 해킹 프로그램을 추가로 만들어 증권사 등의 홈페이지를 해킹하려다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KT가 이용대금 명세서에 기재된 고유번호만으로 고객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허술한 보안 시스템으로 고객정보를 관리했다”면서 “증권사, 인터넷 게임사 등에 가입된 고객의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KT 보안담당자의 고객정보 관리소홀 여부를 수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T 측은 “범죄조직이 불법수집한 개인정보는 경찰이 전량 회수했다”며 “지속적인 감시로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KT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2차 피해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2년 2~7월에도 정보기술(IT) 업체에서 10년간 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한 베테랑 프로그래머에 의해 KT 휴대전화 개인정보 873만건이 유출되기도 했다.

미래부 고위 관계자는 “또다시 같은 일을 당해 우려스럽다. 잘잘못을 가려 문제가 있다면 일벌백계하겠다”며 “이를 위해 공무원 외에 사태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민간인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했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03-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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