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전 바다 빠뜨린 휴대전화 문어가 찾아줬어요

2년반 전 바다 빠뜨린 휴대전화 문어가 찾아줬어요

입력 2014-02-09 00:00
업데이트 2014-02-09 13: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바다에 빠뜨린 휴대전화를 문어가 2년 반 만에 주인을 찾아준 믿기지 않는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문어가 찾아준 휴대전화와 배터리 최근 전남 여수 낙포부두 원유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경남 남해군 서면 염해마을의 방제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어촌계장 백명술(62)씨가 지난해 10월 2년 반 만에 다시 찾은 휴대전화와 배터리. 통발에 잡혔던 문어가 다리에 감고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휴대전화는 액정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숫자판이 상당히 부식됐지만 1돈쭝짜리 순금돼지 모양의 액세서리가 선명하다. 연합뉴스
문어가 찾아준 휴대전화와 배터리
최근 전남 여수 낙포부두 원유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경남 남해군 서면 염해마을의 방제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어촌계장 백명술(62)씨가 지난해 10월 2년 반 만에 다시 찾은 휴대전화와 배터리. 통발에 잡혔던 문어가 다리에 감고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 휴대전화는 액정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숫자판이 상당히 부식됐지만 1돈쭝짜리 순금돼지 모양의 액세서리가 선명하다.
연합뉴스
최근 전남 여수 낙포부두 원유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경남 남해군 서면 염해마을의 방제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어촌계장 백명술(62) 씨는 9일 거짓말 같은 사연을 소개했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초 바다에서 조업하다가 태풍 ‘다나스’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작업을 마무리하고 항구로 돌아오는 도중에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2011년 봄 마을에서 수㎞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 문어를 잡는 항아리 통발을 설치하려다가 물에 빠뜨린 자신의 휴대전화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백씨는 “통발로 잡아올린 문어들을 모아둔 배 한 쪽에서 휴대전화 숫자판으로 보이는 물체가 보이길래 살펴봤더니 2년 반 전에 바다에 빠뜨린 내 휴대전화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폴더형 휴대전화는 액정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검은색 몸체가 부분적으로 하얗게 변색하는 등 부식되기는 했지만 틀림없는 자신의 휴대전화였다고 백씨는 설명했다.

특히 이 휴대전화를 산 기념으로 아내가 달아 준 1돈쭝짜리 순금 돼지모양의 액세서리가 그대로 달려 있어 자신의 휴대전화임을 단번에 알았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백씨는 2년 반 만에 찾은 휴대전화의 배터리도 1주일여 뒤에 찾았다.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문어들을 모아둔 배 한 쪽에서 발견했다.

백씨는 “아마 당시 내가 빠뜨린 휴대전화가 항아리 통발 속에 떨어졌고 그 통발 속에 갇힌 문어가 배 위로 잡혀 올라오면서 다리에 감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에게 일어난 신기한 일을 나름대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어느 문어가 휴대전화를 감고 올라왔는지 알 수 없어 2년 반 만에 의미 있는 선물을 준 문어를 살려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백씨는 바다에서 찾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이 휴대전화를 거실 서랍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아내의 사랑이 담긴 휴대전화를 다시 찾았듯이 마을에 들이닥친 기름띠도 조만간 사라지고 원래의 생계터전인 바다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돌아온 휴대전화’가 이뤄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