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재원부담 정부-지자체 팽팽한 신경전

무상보육 재원부담 정부-지자체 팽팽한 신경전

입력 2013-09-10 00:00
수정 2013-09-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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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공방 속 기재부-지자체 첫 논의…분위기는 ‘썰렁’ 지방재원 보존에는 공감…실무 협상 여지 남겨둬…

정부와 서울시, 새누리당 간에 무상보육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10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결 방안을 찾아보려는 테이블을 차렸으나 이견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과 현오석 경제부총리,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시도지사협의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도지사협의회 임원단 간담회에서 서로 만족할 만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추가 협상을 해보자는 선에서 자리가 마무리됐다.

간담회에서 기획재정부는 영유아보육료 국고 기준보조율을 서울은 20%에서 30%로, 지방은 50%에서 60%로 각각 10% 포인트 올리겠다는 안을 내놓았으나 환영받지 못했다.

기재부의 이런 제안은 올해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의 국고보조율 인상 요구에 다소 ‘부응’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지자체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에 계류 중인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에 담긴 국고보조율 인상안(서울 20%→40%, 나머지 지역 50%→70%)을 절반으로 자른 것이라는 게 지자체들의 반응이다.

박원순 시장은 기재부 안에 대해 “중앙, 지방정부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며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국고 기준보조율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대로 상향조정되지 않으면 매년 서울시가 3천700억여원을 부담해야 하고 이는 지방재정 고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그러나 기재부로서도 나름의 고충이 있어 보인다.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영유아보육료 국고보조율을 현행보다 20%P 인상해달라는 요구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10% 포인트 일괄 인상안을 선택한 건 지자체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중앙정부 예산 부족을 감안한 중간 지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앙정부 내에서도 지방재정이 급속하게 악화하는 탓에 영유아보육료 국고보조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영유아육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 보건복지위까지 통과했다는 점도 정부로선 큰 부담이다.

야당에서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복지위에서 통과시켰는데도 법사위에서 열 달 넘게 계류 중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국고 지원이 없으면 무상보육은 해마다 지방정부가 빚을 내 돌려막기를 해야 하거나 자칫 중단될 수 있다.

실제 올해 서울시에 대한 국고 분담률이 42%에 이르는데도 17개 자치구에서는 이달 25일 예정된 양육수당을 지급하지 못할 뻔했다.

서울시가 예상하는 올해 세수 결손은 약 7천500억원이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내년 세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서울만의 문제도 아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비교적 재정이 튼튼한 경기도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는 내년도 무상급식예산 874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발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원칙을 유지하고 있어 정부나 지자체 스스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올 상반기 국세 징수액은 작년보다 10조 감소했다. 중앙정부로서도 지방 정부에 주머니에서 돈 꺼내듯 선뜻 보조금을 건네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국가와 지방재정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해 단순히 무상보육 재원 분담만을 논의하지는 않았음을 내비쳤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원 분담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까지 이어진 적은 드물었다.

사실상 올해부터 도입된 보편적 복지가 중앙, 지방정부를 모두 깊은 고민 속에 빠뜨린 셈이다.

한편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앞으로 실무적 협의가 필요하다”며 추가 협의가 더 있을 것임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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