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사태로 되돌아본 경기동부연합…”고립 자초”

이석기 사태로 되돌아본 경기동부연합…”고립 자초”

입력 2013-09-02 10:30
수정 2013-09-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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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硏 임미리 박사 논문 ‘경기동부연합의 기원과 형성, 고립’”사회적 차별·배제 집단기억에 갇힌 세력…새로운 역사 물결 읽어내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경기동부연합 구성원들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공안당국 수사가 정국을 달구는 가운데 경기동부연합의 기원과 이들의 고립 원인을 분석한 논문이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사업회가 지난 6월 발행한 계간지 ‘기억과 전망’ 2013년 여름호에 임미리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의 논문 ‘경기동부연합의 기원과 형성, 그리고 고립’이 실렸다.

임 박사는 진보당 내 당권파의 다수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이 흔히 말하는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라는 학연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경기도 광주대단지-성남시’라는 지역이 겪은 차별과 배제의 기억을 집단 공유한 이들로부터 비롯했다고 봤다.

논문에 따르면 성남시의 뿌리인 광주대단지는 1960년대 말 정부의 철거민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조성됐다. 대단지는 서울시 경계 밖에 있어 주민이 외부와 격리·배제됐고, 고도성장 시기에도 소득 상승이나 교육 기회를 차단당했다.

당시 이곳은 저소득층에 한정된 전·출입이 이어지면서 도시 전체가 ‘가난한 동네’ ‘우범지역’으로 낙인됐다. 이런 차별과 배제는 1971년 8월10일 주민 수만명이 봉기한 ‘광주대단지 8·10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석기 의원도 1980년 성남 성일고를 졸업하고 2년 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82학번으로 입학한 이 지역 출신이다.

차별과 배제의 역사를 겪은 세대는 대학생이던 광주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조직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민 60%가량이 호남 출신이던 지역민에게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에 나섰다.

광주시민 학살과 관련해 당시 대학가에 퍼진 ‘미국 책임론’은 이후 반미 자주를 내세운 민족해방(NL)계 주사파가 성남 청년운동의 주류가 된 배경이었고, 이들이 공유한 차별과 배제의 기억은 운동의 역량이 됐다고 임 박사는 분석했다.

1990년대 들어 성남지역 운동세력은 청년대학 운영 등 대중운동을 통해 조직 기반을 확보하고 용인·광주·하남·이천·여주까지 아우르면서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경기동부연합은 다른 지역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엄격한 규율에 기반을 둔 공동체 생활을 추구하면서 집단적 결속을 강화했다.

임 박사는 “경기동부연합은 운동 기풍이 굉장히 강해 마치 묵가(墨家) 집단과도 같았다”며 “거의 군대를 방불케 하는 집단성과 일체감은 광주 민중항쟁의 기억으로 단련된 남총련(광주·전남지역총학생회연합)에 견줄 만했다”고 했다.

그러나 광주대단지의 기억에 뿌리를 둔 경기동부연합의 집단성은 작년 4·11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에서 오히려 덫이 돼 이들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임 박사는 분석했다.

그는 당시 경기동부연합이 “사회적 차별과 배제의 대상으로 자신을 규정, 나머지 모두를 배제했다”며 “빈곤과 죽음의 공포로 봉기에 나선 광주대단지 주민들, 북한을 자신들과 동일시하면서 스스로 고립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동부연합을 위시한 현 통합진보당에 대해 “과거의 기억을 자산으로 삼되 새로운 역사의 물결을 읽어낼 때 ‘당원의 눈높이’를 ‘국민의 눈높이’로 바꾸고 ‘괴물’의 탈을 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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