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가득 메운 욕설·쓰레기… 마! 쫌!

경기장 가득 메운 욕설·쓰레기… 마! 쫌!

입력 2013-06-29 00:00
수정 2013-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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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관중 600만 시대… 도 넘은 응원문화 눈살

“마!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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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진행된 지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은 롯데만의 고유한 견제 구호인 “마!” 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상대 투수가 롯데의 주자를 견제할 때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이 구호는 한국 특유의 야구 응원 문화를 대표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런데 한 박자 한 박자씩 울려 퍼지던 “마!” 구호 앞에 된소리의 욕설이 섞이기 시작했다. 어느덧 “씨XX마!”로 바뀐 롯데 팬들의 견제 구호는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방송사의 전파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경기 현장에는 열기가 가득했지만 일부 관객과 중계방송을 보던 시민들은 수만명이 동시에 외치는 노골적인 욕설에 당혹스러워했다. 당시 텔레비전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대학생 윤원희(24·여)씨는 “평소 롯데의 응원 문화가 재밌고 유명한 것은 알고 있지만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은데 욕설을 아무렇지 않게 외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고 꼬집었다.

다양한 응원가와 재미있는 응원 구호로 한국만의 독특한 경기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프로야구 응원 문화가 최근 과열된 분위기와 도를 넘는 방식으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기 관람의 흥을 돋우기 위한 응원 문화라는 의견도 있지만 해마다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프로야구 경기가 다양한 대상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이를 순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치맥(치킨과 맥주) 등 각종 간식이 야구장 관람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경기장 내 쓰레기 처리 문제도 심각하다. 잠실경기장의 경우 경기가 있을 때 하루 평균 12만ℓ(1t트럭 120대 분량) 이상의 쓰레기가 나온다. 분리수거는커녕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28일 “경기가 끝나는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환경미화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밤을 새워 가며 쓰레기를 치운다”며 “최소한 쓰레기통 부근에 쓰레기를 모아두거나 분리하는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가는 야구장에 ‘현미경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11년째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야구장을 찾는다는 정문현(29)씨는 “팀마다 독특한 응원 문화가 쌓여 지금의 한국 야구 문화가 완성됐는데 너무 엄격하게 규제하는 것은 가혹하다”면서 “일부 팬들이 주도하는 과도한 응원으로 팀 전체를 평가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프로 야구의 관중이 올 시즌에도 6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제는 성숙한 응원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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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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