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동원’ 서해 5도 관광 활성화…실효성 의문

‘공무원 동원’ 서해 5도 관광 활성화…실효성 의문

입력 2013-05-12 00:00
수정 2013-05-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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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주민 “보여주기식 아닌 실질적인 행정 지원 필요”

장기화하는 남북 긴장 국면에 관광객 수가 줄어 어려움을 겪는 서해 5도 활성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 등이 주최하는 각종 회의나 모임을 백령도 등 서해 5도에서 열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이지만, 그 실효성을 두고 지자체 공무원과 지역 주민들은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12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강화군수를 제외한 9명의 인천 지역 지자체장들은 지난 9일 1박2일 일정으로 백령도를 찾았다. 정기 모임인 군수·구청장 협의회를 특별히 백령도에서 연 것이다.

이들은 백령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인천지역 10개 군·구의 현안과 해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백령도 현지에 도착해 1차례 더 회의를 열었다. 같은 날 인천시와 각 군·구 예산팀 관계자 50명도 백령도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이들을 포함해 인천시와 산하기관 등 20곳은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9월 27일까지 업무연찬회나 워크숍 등 각종 회의를 백령도에서 열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참석 공무원은 모두 670명이다.

관할 지자체인 옹진군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옹진군의 협조 요청으로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 소속 신안군 공무원 60명이 오는 28∼31일 2개조로 나눠 백령도를 찾는다.

그러나 배편으로 왕복 8시간 거리의 백령도에서 평일에 지자체의 각종 회의를 여는 것에 대해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통 1박2일 일정으로 백령도에서 회의를 열면 둘째 날은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데 4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첫날 회의를 끝낸 후 친목 도모 차원에서 술을 곁들여 늦은 시간까지 회식을 하는 부서도 많아 둘째날 오전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인천시 공무원 박모(38)씨는 “백령도에서 워크숍을 하고 둘째날 인천 시내로 돌아오는데 5시간 넘게 걸린다”며 “1박 2일이지만 사실상 둘째날은 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여객선은 오전 8시, 오후 1시·2시 등 하루 3차례뿐인데 안개가 짙거나 파도가 높으면 출항이 통제돼 발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

다른 공무원 정모(40)씨는 “보통 예전에는 인천에서 비교적 가까운 섬인 무의도에서 워크숍을 많이 했다”며 “이번에 백령도에 갔다가 안개 때문에 오전 배가 묶여 노심초사했다”고 떠올렸다.

일부 백령도 주민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백령도 주민 김모(49)씨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행정 아니겠느냐”며 “취지는 고맙지만 관광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지자체의 실질적인 행정 지원”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는 각 과당 1개씩의 과제를 선정해 워크숍을 진행하는 ‘서해 5도 섬나들이 동참 워크숍 사업’에 1억5천만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고 밝혔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워크숍 사업을 하지 못했다”며 “서해 5도가 북한의 위협으로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 워크숍 장소를 일괄적으로 백령도로 정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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