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변호사 개업하지 마” 빗장…지방 로스쿨생 부글부글

“서울서 변호사 개업하지 마” 빗장…지방 로스쿨생 부글부글

최지숙 기자
입력 2013-04-17 00:00
수정 2013-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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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변회,1~2년 등록유예 추진 논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서울’과 ‘비(非)서울’의 지역 간 갈등 구도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서울 이외 지역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서울시내 개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지난 1월 회장에 당선될 때 ‘비서울 지역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서울변회 등록 유예’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른 지역 로스쿨 출신은 해당 지역에서 변호사 등록을 하고 일정 기간 활동한 뒤에야 서울변회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서울변회 회원으로 등록하지 못하면 변호사법상 서울에서 개업할 수 없게 된다.

 그러자 가뜩이나 사법연수원 출신이나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에 비해 취업률이 저조한 비서울 로스쿨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남대 로스쿨 학생 A(28)씨는 “지방대에 입학했다고 지방에서만 취직하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서울에 수요가 많다 보니 서울로 몰리는 경향도 있지만 부모님도, 생활 터전도 원래부터 서울에 있는 학생이 많은데 밥그릇 싸움 때문에 지방 출신의 개업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강원대 로스쿨의 B(30)씨도 “로스쿨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부자와 서민, 서울과 지방으로 이분화하려는 서울변회의 행태가 안타깝다”면서 “법조계 안팎의 분열과 반발심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지역별 변호사 개업 제한 문제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좋은 취지지만 자칫 서울 변호사들의 이권만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등 헌법적 권리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지방대 학생들을 서울에서 개업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오히려 서울변회가 주장하는 취지와 달리 모순적인 기득권 강화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사법시험 출신들과의 차별 문제도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 회장은 “취업은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개업만 1~2년 제한하려는 것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면서 “서울변회의 이익을 위해서는 등록 회원이 많을수록 좋지만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므로 지방 로스쿨 관계자들과 학생들도 변호사로서의 사명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윤(연세대 교수) 법학전문대학원협회장은 “많은 사람의 존립 기반과 관계된 문제가 너무 쉽게 논의되는 것 같다”면서 “지역적 개념을 동원할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먼저 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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