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이 무슨 재미?” 축제 앞둔 대학가 절주 고민

”술 없이 무슨 재미?” 축제 앞둔 대학가 절주 고민

입력 2013-04-08 00:00
수정 2013-04-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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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개大 음주·욕설 등 근절 선포식…”대체문화 없어” 변화주춤

“술이 빠진 축제?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축제철을 앞두고 대학가가 고민에 빠졌다.

기존 대학 축제의 과도한 음주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인식은 확산하고 있지만 ‘술을 대체할만한 아이템이 없다’며 변화에는 주춤한 모습이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건국대, 용인대, 한양대 등 전국대학총학생회장모임(전총모) 소속 20여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달 중 ‘캠퍼스 내 절주’를 비롯해 ‘총학비리 근절, 욕설·구타 근절’ 등 3개 과제 이행 선포식을 열 예정이다.

선포식을 제안한 한호(27) 연세대 원주캠퍼스 총학생회장은 “대학에서 각종 음주사고가 잇따르고 신입생이 건전한 대학문화보다 잘못된 술 문화를 먼저 배우는 게 현실”이라며 “스스로 바로잡자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지난 1월부터 “남는 게 술뿐인 축제를 바꿔보자”며 ‘무(無)알코올 대동제’를 추진했으나 학생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총학은 지난 3일 학생총회에서 무알코올 대동제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지만, 표결 참가자 920여명 가운데 찬성자가 180여명에 그치는 등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됐다.

회의에 참여한 학생들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축제에서 술을 대체할만한 아이디어가 없다” “주점이 없으면 학생들의 참여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지난달 말 학보사 시립대신문이 재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무알코올 대동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70%를 차지했다.

다만 “기존 대동제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 학생은 과반이 넘었다.

이경주(25) 부총학생회장은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던 술 축제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며 “무알코올 축제는 무산됐지만 개개인이 음주를 절제할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외대는 작년부터 교내에 주점 설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장학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최종 징계는 피했지만 이를 어기고 주점을 연 동아리 회장이 징계위에 회부되는 등 학내 갈등을 겪기도 했다.

시립대 한 관계자는 “술 없는 축제를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학 문화가 그만큼 부실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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