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내부 분진” 근로자 “가스 잔존”

사측 “내부 분진” 근로자 “가스 잔존”

입력 2013-03-16 00:00
수정 2013-03-1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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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전에도 대형 폭발사고… 대림산업 책임공방만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대림산업 화학공장 폭발사고 원인에 대한 경찰수사가 본격화됐다. 폭발 원인을 놓고 사측은 사일로(silo·저장탑) 내부에 남아 있는 분진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는 반면 용접작업에 투입됐던 근로자들은 잔존 가스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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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남 여수산업단지 대림산업 화학공장에서 전날 밤에 발생한 폭발사고로 배관 등이 구겨진 사일로를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여수 연합뉴스
15일 전남 여수산업단지 대림산업 화학공장에서 전날 밤에 발생한 폭발사고로 배관 등이 구겨진 사일로를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여수 연합뉴스


경찰은 1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공단,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여수시 월하동 대림산업 사고현장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였다. 4개 기관이 참여한 합동감식반은 사고가 발생한 사일로의 맨홀을 살펴보고 폭발 성분이 가연성 가스인지 분진인지를 조사했다. 특히 대림산업에서는 지난해 6월 말에도 비슷한 폭발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림산업 측은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중간제품인 분말상태의 플러프(fluff)를 저장하는 사일로에 맨홀을 설치하려고 용접하던 중 내부의 분진으로 폭발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일로 2층에서 내부검사를 위해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맨홀을 설치하려고 보강판을 용접하다가 불꽃이 남아 있는 분진과 반응을 일으키면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사측은 “지난 12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에 들어가기 전 사일로 내부를 질소와 공기로 충분히 치환, 가연성 가스를 없앴다”면서 “점검도 5차례 실시해 남아 있는 가스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작업에 참여했던 근로자들은 “작업에 투입됐을 당시에도 가연성 가스가 남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근로자는 “정비에 들어간 후에도 다른 사일로에서는 가연성 가스를 질소와 공기로 치환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치환하는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폭발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당시 작업에 투입된 한 근로자는 “잔존가스를 모두 제거하고 재차 확인해야 하는 데도 회사 측은 공정 단축만 종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장종익(45)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사측이 주장하는 분진폭발이라 하더라도 사일로 안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데 취급했던 물질이 남아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찌꺼기를 물로 세척했으면 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부주의한 작업으로 폭발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전남 여수경찰서 정재윤 서장은 이날 오후 전남 여수시 월하동 대림산업 사고 현장 상황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현장 CCTV 확인 결과 지난 14일 오후 8시 50분쯤 공장 내 작업장 일부 CCTV에서 섬광이 2회 번쩍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 용역 인부들의 안전을 책임지던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환경연합 산단환경개혁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여수산단 대림산업 폭발화재사고는 여수산단의 환경안전 불감증이 낳은 총체적인 최악의 인재”라며 “대림산업은 여수시민에게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지청은 21일까지 대림산업 폴리에틸렌 제2공장에 대한 전면 작업 중지명령을 내렸다. 여수시는 사고 수습과 함께 유족 및 회사대표보상협의회 구성을 요구하고, 보건소를 통해 사망자 장례와 부상자 관리도 지원키로 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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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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