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사 미필땐 대포차?” 서울시, 번호판 영치 논란

“정기검사 미필땐 대포차?” 서울시, 번호판 영치 논란

입력 2013-02-19 00:00
수정 2013-0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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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보험 미가입 차량도…”잠재적 범죄자 취급” 반발 예상

서울시가 4월부터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거나 정기검사를 받지 않은 차량 등을 일명 ‘대포차’로 규정, 차량 번호판을 영치하기로 했다.

사고 때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 각종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경제적 문제로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정기검사를 받지 못한 시민까지 무리하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일 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불법 자동차, 이른바 ‘대포차’를 근절하기 위해 4월부터 ‘자동차 번호판 통합영치시스템’을 가동한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4월부터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정기검사를 받지 않으면 ‘대포차’로 간주, 현장에서 번호판을 뗄 계획이다.

6개월 이상 의무보험 미가입, 3회 이상 정기검사 누락, 6회 이상 자동차세 미납, 압류ㆍ저당권이 많은 차량 등을 대포차로 판단하기로 했다.

시는 25개 자치구별로 관리하던 의무보험 미가입 및 검사 미필 차량정보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단속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폐쇄회로(CC)TV 탑재 차량 20대, 현장 단속용 스마트폰 54대를 활용해 단속한다.

작년말 기준으로 서울에만 18만대의 대포차가 있는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영치된 번호판을 되찾으려면 의무보험에 가입하거나 정기검사를 받고 관련 체납분 세금을 납부한 다음 영치증에 표기된 구청을 방문하면 된다.

백호 시 교통정책관은 “4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번호판을 영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무보험 미가입, 정기검사 미필, 자동차세 미납, 압류 등이 경제적 사정이나 다른 사유로 발생할 수 있는데도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대포차로 포괄 규정하는 것은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시행의 취지는 좋지만 포괄적이며 자의적인 해석으로 자칫하면 무고한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민 김모씨(40)씨는 “자동차세를 미납하고 압류나 저당권이 많이 설정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포차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경제적으로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자동차세를 내지 못하거나 압류 등을 당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체납차량 번호판 영치 정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세금 체납 차량만을 대상으로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는 전국의 지자체 공무원 5만명을 투입, 자동차세 체납차량의 번호판을 일제히 영치했다. 이후 전국의 자치단체가 체납 차량만을 대상으로 번호판 영치를 하고 있다.

경찰청도 작년 6월부터 신호위반, 속도위반 등으로 부과된 과태료를 체납한 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하고 있다.

또 시가 운행 중인 차량을 단속할 권한이 없는 만큼 사실상 관공서나 공영주차장 등에 주차된 차량만을 대상으로 번호판 영치활동을 할 수 밖에 없어 단속의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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