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교과부, 좌편향 교과서 수정 명령은 부당”

대법 “교과부, 좌편향 교과서 수정 명령은 부당”

입력 2013-02-16 00:00
수정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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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한 검정 절차 다시 거쳐야” 저자 3명 승소 취지 파기환송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5일 김한종(55) 한국교원대 교수 등 금성출판사 근·현대사 교과서 공동저자 3명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상대로 낸 ‘수정명령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과서 내용 중 일부가 ‘좌편향됐다’며 교과부가 수정을 명령한 이번 사건에 대해 “원심은 수정명령의 대상이나 범위에 명백한 표현상의 잘못이나 기술적 사항 또는 객관적 오류 등을 바로 잡는 것을 넘어서서 이미 검정을 거친 내용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따져 봤어야 했다”면서 “또 피고(교과부 장관)가 교과용 도서심의회의 심의에 준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심리한 다음 그 결과에 따라 이 사건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2002년 7월 교과부의 검정을 통과해 초판이 발행됐지만, 2004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좌편향이 심각하다며 집중 비판했고, 교과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11월 출판사에 수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저자들이 이에 불응하자 출판사는 저자 동의 없이 교과서를 고쳤고, 이에 저자들은 교과부의 수정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수정은 실질적으로 검정과 같으므로 교과용 도서심의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위법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수정은 검정이나 개편과는 개념적으로 구분되고, 관계 규정상 수정명령은 검정절차와는 달리 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지 않고 있다”며 절차상 하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교사단체들은 환영 의사를 밝혔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논평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파동이 학문이나 교육적 고려가 아닌 정치적 의도로 시작됐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대법원 판결로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행위가 부당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과부 장관의 교과서 수정 명령 권한 및 감수권을 명시해 지난달 입법예고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적법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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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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