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회사명 쓴 개인SNS, 업무관련 없으면 개인소유”

법원 “회사명 쓴 개인SNS, 업무관련 없으면 개인소유”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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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명칭을 개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주소로 개설해 독자적으로 사용한 경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해당 계정을 개인 소유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9단독 서영효 판사는 의류 제조·유통업체 A사가 자사 영문명을 자신의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 계정 주소로 사용하다 퇴사한 직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서 판사는 “피고가 개설한 계정이 A사의 영업활동에 이용된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회사를 대표해 계정을 운영했다거나 계정이 업무와 관련됐다고 볼 충분한 자료가 없으므로 계정을 개인 가상공간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A사에서 마케팅 팀장으로 근무하던 B(42)씨는 본인 명의로 가입한 트위터·페이스북에서 회사의 상호를 주소로 설정해 사용하다 2011년 4월 퇴사했다.

B씨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들의 31%가량은 이벤트 등 회사 홍보 내용이었고 나머지는 개인 신상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A사는 해당 계정이 회사의 요청·지시에 따라 홍보용으로 개설한 일종의 공식 홈페이지라고 주장하며 B씨가 퇴사 후에도 이를 무단 사용해 손해를 끼쳤으니 2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 판사는 “SNS가 개인 공간인지 기업 소유인지 판단하려면 업무 관련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피고는 A사의 요청·지시 등 회사의 관여 없이 개인적 용도로 해당 계정을 개설했고 회사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계정을 운영했으며 그 게재 내용 또한 주로 사적인 내용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원 관계자는 “업무 관련성만 없으면 누구나 회사 이름을 SNS에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그럴 경우 회사는 상표권을 주장하거나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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