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개선, 정부 아닌 시민에 달렸다”

“한일관계 개선, 정부 아닌 시민에 달렸다”

입력 2013-01-03 00:00
수정 2013-01-0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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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한파 교수 후지나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하고 싶지는 않아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학자로서 역할을 다해야지요.”

후지나가 다케시 오사카산업대 교수
후지나가 다케시 오사카산업대 교수
지난해 말 강경 보수인 아베 신조 일본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취임하면서 향후 한·일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양국 현안에 대해 양심적 목소리를 내온 후지나가 다케시(54) 오사카산업대 교수는 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 관계는 느리지만 꾸준히 개선돼오지 않았느냐”며 성급한 비관론을 경계했다.

한국 근·현대사 전공인 후지나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친일인명사전 편찬, 제주 4·3사건 연구 등 역사 바로세우기 활동을 꾸준히 펴온 지한파 일본학자다. 그는 “위기일수록 건강한 생각을 가진 한·일 양국의 시민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지나가 교수는 “아베 내각이 한·일 관계 회복의 선결조건인 과거사 인정, 독도 영유권 분쟁 자제 등의 이슈에서 유연한 자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강경 노선을 고수한 것은 단순히 유권자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기보다 자기 신념에 따라 행동한 측면이 강합니다. 따라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아도 그가 양보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는 “아베가 신년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고 관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듯 대북 문제나 대중국 이슈를 두고 서로 협조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이는 얼어붙은 두 나라 관계를 녹일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지나가 교수는 대신 양심적 시민사회 세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일본 언론의 우경화로 잘못된 과거사를 제대로 전달하는 매체가 거의 없다”면서 “이 때문에 왜곡된 여론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건강한 생각을 가진 시민이 일본에 많다”고 했다. 특히 오사카 지역의 조선학교를 돕기 위해 모금하는 과정에서 희망을 봤다고 한다. 그는 극우 성향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 시내 조선 초·중·고급학교 10곳에 대한 연간 보조금 1억 3000엔(약 18억원) 지원을 2011년부터 끊자 모금 활동을 벌여왔다. 후지나가 교수는 “지난해 7월 이후 900만엔(약 1억 1000만원)을 모금했는데 이 중 70%는 정치가 교육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일본 시민들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한국의 시민단체들도 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나서고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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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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