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용’ 강력처벌 사회분위기에 우려 목소리도

’무관용’ 강력처벌 사회분위기에 우려 목소리도

입력 2012-09-06 00:00
수정 2012-09-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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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강력범죄에 국민적 공분이 커지면서 이들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무관용’의 사회 분위기가 강해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나오고 있다.

흉악범죄에 대한 정부 대책은 물론 사회 분위기도 워낙 강경한 의견이 대다수지만 인권과 생명의 귀중함에 대한 생각마저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제기되는 것이다.

경찰은 인권침해 논란 속에 불심검문을 2년 만에 부활시켰고, 정부는 성범죄자에 대한 성중독 약물치료(일명 화학적 거세)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넘어 성범죄자를 물리적 거세까지 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됐다. 흉악범에 대한 사형집행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고려대 교수)은 6일 “최근 아동 성범죄 등을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소외계층이다”며 “물리적 거세와 사형 등 강력한 사법정책이 일부 효과는 있겠지만 그게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 잠재적 범죄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 교육, 사회정책 등의 부재가 드러나는 셈”이라며 “지금과 같은 일시적 형사정책 강화는 국가의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새사회연대는 경찰의 불심검문 재개와 관련, 최근 논평을 통해 “그간 성범죄 대처에 대한 경찰의 무능과 책임을 감추려는 경찰 편의주의적 발상이며 경찰 권한을 강화하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수원 ‘오원춘 사건’에서 보듯 문제는 불심검문이 아니라 성범죄에 대한 경찰의 인식과 기민함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경찰은 치안 문제가 지적되면 권한 타령만 할 게 아니라 냉정한 내부 평가를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형집행 재개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은(베드로) 신부는 “보복 차원인 사형 집행보다는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들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며 “사형을 집행한다고 해서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이 편해지겠나”고 되물었다.

살인 피해자 유족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는 김 신부는 “’네가 피해자 가족이라면 가해자를 죽이고 싶지 않겠나’라는 사형제 찬성 논리는 피해자 가족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피해자가 살아 돌아오는 것이 아닌 이상 사형제는 또 다른 아픔을 낳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형집행 운운 이전에 피해자 유족을 위한 정신적 치료, 경제적 원조, 사회적 지원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며 “사형집행이 일시적으로 복수심을 충족해줄지는 모르나 피해자 가족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등에서는 횡행하는 강력범죄를 중형으로 다스려 범죄 유발 동기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많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qlik**’는 “전에는 사형제도에 반대했는데 요즘 아동이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범죄를 보면 이런 범죄만큼은 사형이라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inet**’는 “미성년자 성폭행은 거세 정도가 아니라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한 인간의 삶을 뒤흔드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라고 썼다.

시민단체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범죄자는 화학적 거세, 격리 등 가능한 최고 수위의 수단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온ㆍ오프라인에서 강력처벌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또 강력한 처벌을 비판하는 의견을 내놓았다가 호된 공격을 받는 일도 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성범죄자에 대한 물리적 거세 법안 발의를 비판하면서 “이런 법안을 내는 의원은 뇌를 거세해야 한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것을 두고도 누리꾼의 비난이 빗발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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