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겉으론 차분-속으론 “자존심 상한다”

경찰 겉으론 차분-속으론 “자존심 상한다”

입력 2012-04-04 00:00
수정 2012-04-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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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도스 특검 경찰청 압수수색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박태석 특별검사팀이 4일 오전 경찰청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경찰내부는 크게 동요하거나 당황하지 않은 분위기다.

속마음은 달랐다. 차분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내부적으로는 매우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다.

특히 내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 남편인 김재호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기소청탁 의혹 수사와 일선서 경찰 간부가 담당 검사를 고소한 ‘밀양사건’ 등으로 검찰과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압수수색이라 경찰의 속마음은 무겁기까지 하다.

이날 서울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검찰이 경찰청을 압수수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다수의 경찰공무원들이 업무에 매진했다. 또 관련 뉴스를 살펴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압수수색과 관련된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차분함 속에서도 당황스러움과 착찹한 표정이 묻어나왔다. 진위 파악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경찰도 목격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청을 압수수색 했다고 해서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거나 흔들리지는 않는다”며 “통상적인 수사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압수수색까지 동원해야 하는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자료 제출시 받을 수 있는 신빙성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는 차원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또다른 경찰청 관계자는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난다는 반응이다.

그는 “통상절차라고는 하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건 사실”이라며 “자료 협조 공문으로도 필요한 자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압수수색까지 한다는 것은 경찰에 혐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같은 분위기는 일선 경찰서에서도 나타났다. 경찰 기죽이기에 나선것처럼 보여 자존심이 상하고 검찰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압수수색은 증거를 조작하거나 인멸할 가능성이 있을 때 하는 것이다. 경찰에 그런 의혹을 갖고 있다는 것 아니냐. 경찰 기죽이기처럼 보여 자존심이 상한다.”

”수사 과정에서 은폐나 축소가 있었는지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그러나 당시 조금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수사했다는 경찰을 압수수색한 것은 썩 기분좋지는 않다.”

”압수수색 이란 것이 구체적인 범죄 혐의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경찰이 혐의가 없는데 압수수색 한 것이면 검찰이 권력을 남용한 것이다. 경찰도 수사 주관부서인데 선을 넘은 것 같다.”

”특검이 사실관계를 어느정도 확인했는지는 모르지만 경찰도 이에 협조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검찰도 경찰이 권력의 파수꾼인 만큼 이를 인정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 반길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검찰과 경찰간의 갈등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찰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도 필요하다고 했다.

”검찰과 경찰 간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한 것은 반길만한 상황은 아니다. 특검이 구성됐다면 당연히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를 해야 하니 이것을 가지고 검찰과 경찰간의 갈등 문제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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