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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학생 친구들 심약해져 ‘후유증’

자살 학생 친구들 심약해져 ‘후유증’

입력 2012-01-12 00:00
업데이트 2012-01-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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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학생 입막음만..폭력대책 구멍 여전

“자꾸 생각나죠. 같이 벌도 받고 매점도 다녔는데…”

지난달 29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자살한 A(당시 14)군의 같은 반 친구 B(15)양은 친구의 죽음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참고인으로 경찰조사를 받기도 한 B양 등 친구들은 보통의 청소년이 겪기 어려운 일을 경험했다. 정신적으로도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측에 담임교사가 학부모와 학생을 상대로 전화상담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12일 밝혔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방학 중이라 학생을 학교로 불러내는 것도 부담돼 전화상담을 진행 중”이라며 “마음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은 방학 중에라도 상담센터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상처 치유를 최우선 해야 함에도 일부 교사는 제보학생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A군이 다니던 중학교의 한 교사는 한 학생에게 “장례식장에서 기자들한테 무슨 얘기 했느냐. 경찰서에서는 뭐라고 했느냐”며 다음부터는 아무 말도 하지 말 것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사는 “상담통화중 학생 한 명은 A군이 ‘샌드백처럼 맞았다’고 표현한 것이 장난으로 말한 것이라고 하기에 심각성을 일깨워주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이 교사는 “며칠 후 해당 학생이 학교에 찾와왔길래 ‘엄청난 파장이 있었다. 사실이 아닌데도 그렇게 말하면 되겠느냐’, ‘너도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학생이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문제는 오랫동안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B양 등 여러 친구는 “선생님한테 말해봤자 소용없다. 가해학생이 별다른 처벌도 받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우리를 더 때릴 것 같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제보학생에 대한 학교 측의 관리가 개선되기는커녕 학생들의 입을 닫게 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이 학교는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20여 학생을 전문상담센터에 연계해 치료받도록 추진 중이다.

교육 당국은 ‘학교폭력 신고 활성화를 위해 전용전화를 만들겠다’, ‘전문상담사를 투입해 학교폭력예방교육과 생명존중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노력과 외부 상담사의 역할만 강조돼 있을 뿐 정작 일선 교사나 학교 폭력에 대한 처벌규정 등 교육 체계에 대한 개선 노력은 거의 없어 문제는 여전한 실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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