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각 타종…임진년 용띠 새해 열렸다

보신각 타종…임진년 용띠 새해 열렸다

입력 2011-12-31 00:00
수정 2012-01-0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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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김복동 할머니 등 15명 타종종로 일대 10만명 운집 새해맞이

“5, 4, 3, 2, 1, 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일 0시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33차례 울린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흑룡의 띠’인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문을 열었다.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의장, 서울시교육감, 서울지방경찰청장, 종로구청장을 비롯해 시민의 추천을 받은 시민 대표 10명 등 15명은 0시 정각을 향한 시민들의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종을 울리며 새해를 맞이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시민 대표로 뽑힌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6) 할머니도 노구를 이끌고 보신각을 찾아 나머지 14명과 함께 새로운 해를 열었다.

‘희망서울-시민이 희망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타종행사에는 김 할머니를 비롯해 조선왕실 의궤 환수의 공신인 혜문(38) 스님,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신영록(24) 제주 유나이티드 축구팀 선수, 40여년간 국내에서 수녀로 봉사한 독일인 마리아 베르틸데 하르트만(73)씨 등이 시민 대표로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타종 후 신년사에서 박노해 시인의 시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인용해 “희망찬 사람은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자신이 새길이다”면서 “여러분 자신이 희망과 길이 되는 것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보신각과 종로1가 일대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 순간을 맞으려는 시민 10만여명이 몰려 풍요롭고 평화로운 한 해를 기원했다.

자영업자 우민국(55)씨는 “파견직이나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막내아들의 취업이 잘 해결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공무원 김상철(60)씨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등으로 나라 안팎이 복잡한데 대통령이 임기 마무리를 잘하기 바라며 내년 대선에서도 나라를 잘 이끌어갈 새 지도자가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국 PD를 준비한다는 대학생 장우성(21)씨는 “지난 한해는 굵직한 사건사고가 많아 시끄러웠는데 새해에는 세상이 평온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엔지니어 권순기(25)씨는 “기술직이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시는 타종행사에 참가한 시민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1~9호선은 종착역 기준으로 1일 오전 2시까지, 종각역을 거치는 시내버스는 차고지 방향으로 같은 시각까지 연장 운행한다.

타종행사에 앞서 전날 오후 청계광장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주최한 한미 FTA 폐기 촉구집회가 ‘송구영신 촛불대회’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1천명(경찰 추산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는 한미 FTA 비준안 강행 처리와 디도스 테러,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정봉주 전 의원 수감 등 올 한해를 달군 현안들에 대한 투쟁 발언과 정부 비판 퍼포먼스 등으로 꾸며졌다.

참가자들은 “한해가 지나가지만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승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한미 FTA 비준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이들을 기억하고 FTA 폐기 약속을 내년 총선과 대선 출마자들한테서 받아내자”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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