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지켜주세요” 공진초교의 눈물

“학교 지켜주세요” 공진초교의 눈물

입력 2011-10-17 00:00
수정 2011-10-1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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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공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우리 학교를 지켜주세요.”라며 서명운동과 선전전을 펴고 있다. 벌써 3개월째다. 전교생이 189명에 불과한 소규모 학교인 탓에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관할 강서교육지원청으로부터 지난달 말 학교 이전·신설 행정예고장까지 받았다. 사실상 폐교 통보인 셈이다.

●전교생 70% 저소득층 가정

공진초교는 전교생의 70%가량이 기초생활수급자로 한부모가정과 조손가정, 소년소녀가장 등 저소득층이 대부분이다. 학교 분위기가 침체될 법도 하지만 9년 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학교로 지정되면서 변화를 맞았다. 교사 1명이 학습부진학생 1~4명씩을 맡아 방과 후에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데다 영어캠프, 악기연주, 체육강습 등 다양한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맞춤형 교육이다.

더 큰 자랑거리는 학교 특유의 돌봄문화다. 부모가 집에서 돌봐주지 못하는 학생을 다른 학부모가 자기 집으로 데려가 보살피고, 결석과 지각이 잦은 학생들은 교사가 집을 방문, 등교시키기도 한다. 지역 봉사단체와 함께 아침을 거르는 학생 40여명에게 아침을 챙겨 준다. 음악을 이용한 심리치료, 자신감 증진 프로그램·리더십 프로그램 등은 학생들의 소외감과 상처를 달래주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노력 덕분에 학교는 학력신장·교육과정 우수학교 등으로 뽑혀 여러 차례 서울시교육감상을 받았다. 학생들의 무단결석과 학교폭력도 부쩍 줄었다. 무엇보다도 하나의 실질적인 돌봄공동체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폐교 위기는 1990년대 중반 주변에 본격적으로 대규모 단지의 아파트가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또 인근에 초등학교가 신설되자 상당수의 학생들이 전학했다. 공진초는 1992년 10개 학급 173명으로 개교해 93년 46개 학급까지 늘었었다.

●“교육, 경제논리로 보지말아야”

서울시교육청과 강서교육청이 내세우는 폐교 이유도 학생수 부족이다. 강서교육청은 행정예고장에 “소규모학교는 이전 및 재배치를 하고, 적정규모 학교를 육성해 교육재정 효율화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공진초교 학생들을 인근 초등학교로 전원 전학시킬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소규모 학교를 유지하는 것보다 마곡지구에 보다 큰 규모로 세워 운영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얘기다. 강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이전하는 것이 교육당국의 방향이지만 앞으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을 경제논리로 바라보지 말아 달라.”면서 “학교가 지금처럼 발전한 것은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맞서고 있다. 강은영(39·여) 학부모회장은 “학교는 사교육비 감소와 보육문제 해결, 대안학교의 좋은 모델”이라면서 “소규모 학교를 무작정 없애기보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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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2011-10-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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