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논술에 드러난 고3 한글실력

대입 논술에 드러난 고3 한글실력

입력 2011-10-07 00:00
수정 2011-10-0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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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ㆍ어휘력 등 취약

학생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것이 띄어쓰기다.

입시학원들은 수험생 논술을 첨삭하면 500~600자 원고지 1매에 많게는 8~10개의 오류를 발견하는데 그 중 잘못된 띄어쓰기가 가장 많다고 지적한다.

이투스청솔 심상철 수시지원센터장은 “가장 취약한 건 띄어쓰기”라며 “학생들이 문자메시지 보내고 카카오톡을 할 때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쓰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논술고사에서 원고지가 가로줄 용지로 대체되고 학생들이 문서 작성할 때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다 보니 띄어쓰기에 소홀해진다는 분석도 있다.

비상에듀 송지현 논술강사는 “예전 같으면 띄어쓰기에 신경 썼을 텐데 원고지가 없어지니 아이들이 편하게 본다”며 “논술에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수준의 실수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어휘력 부재와 획일화된 표현 = 적절한 단어 선택을 통해 자기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인터넷 댓글과 문자메시지 같은 단편적인 표현이 익숙한 반면 호흡이 긴 글을 써내려가는 힘이 약하고 모범답안 같은 천편일률적인 표현에 의존한다.

심 센터장은 “요즘 학생들은 영어사전은 많이 보는데 국어사전은 가까이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비슷한 의미가 있는 단어들의 미묘한 어감 차이를 잘 포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목정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국어 실력에는 고유어뿐만 아니라 한자에 대한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한자를 읽고 쓰는 교육이 예전보다 못하다 보니 어휘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분명히 있고 독특한 글쓰기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래어ㆍ번역체 = 학생들은 ‘동기부여’, ‘계획’과 같은 우리 말 대신 ‘모티베이션’, ‘로드맵’ 등 영어단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보다 영어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우리말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문장 대신 영어를 번역해놓은 듯한, 주어ㆍ서술어 관계가 불분명한 문장을 쓴다.

송 강사는 “우리말은 주어가 앞에 서술어가 뒤에 있는데 요즘 아이들은 주어가 중간에 온다”며 “아이들이 너무 영어에 지배를 받아서인지 한국어는 껍데기만 남은 영어식 표현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실력의 반영 비율은? = 대입 논술에서 문장구조, 띄어쓰기, 맞춤법 등 올바른 한국어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큰 감점을 당할 수 있다.

입시학원들은 “대학들이 보통 30~40점짜리 논술문제 3개를 출제하는데 표현 부분에 한 문제당 최대 5점까지 배점한다. 논리가 뛰어나도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많이 틀리면 표현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심 센터장은 “많은 학생이 잘못된 표현 때문에 5, 6점 정도 감점을 당하는데 그 정도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다”고 말했다.

목정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논술 채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논리 전개와 창의적인 사고다”라며 “그렇다고 맞춤법을 전혀 보지 않는 것은 아니고 상위권 학생들도 1, 2점은 감점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는 밝다? = 입시관계자들은 수험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교육과정 개편 등 때문에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 강사는 “오히려 초등학생들은 교육과정 개편으로 주관식, 서술형 시험이 늘어 표현력이 좋은 편”이라며 “지금 학생들은 독서평가나 수행평가를 많이 하기 때문에 미래는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목 교수는 “획일화된 표현이나 외래어 남용이 학생들만 가진 문제가 아니다”며 “ 우리 세대는 안 그랬나요?”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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