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버텨’…서울 대중교통요금 인상 추진

’더는 못버텨’…서울 대중교통요금 인상 추진

입력 2011-09-30 00:00
수정 2011-09-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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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동결 4년6개월만에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운영적자가 더 이상 감내하기 힘든 수준으로 불어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 요금이 200원이나 인상되면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적자 감당 못할 정도…요금인상 불가피” =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과 시내버스의 운영적자는 7천855억원으로 요금이 동결된 2007년에 비해 2천349억원이나 늘어났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적자는 2007년 3천857억원에서 2008년 3천74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2009년 4천513억원, 지난해 4천78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 공사의 부채와 누적 결손금은 각각 3조49억원, 10조7천795억원에 달한다.

시내버스 운영적자 역시 2007년 1천649억원에서 지난해 3천69억원으로 거의 곱절 수준이 됐다.

서울시는 현재의 물가와 연료비 상승 추세로 볼 때 올해 적자는 지하철과 버스를 합쳐 1조원에 육박하는 9천115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물가 상승과 무임승차 혜택을 받는 65세 이상 시민이 크게 늘어난 것이 누적 적자가 심해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2007년 이후 수도권 통합환승제가 확대되면서 발생한 환승 손실액도 매년 평균 5천억원 규모다. 2007년 이후 1인당 누적 환승 할인액은 211만4천원이다.

◇”왜 하필 지금?” 시의회는 ‘당혹’ =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정부가 상반기에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둔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계속 미뤄져 왔다.

그러나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나면서 상황이 변했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새 시장이 자리에 앉을 때까지 인상을 추진하지 않으면 또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적자는 이미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다. 새 시장이 들어서면 인상을 바라기 힘들어지지 않겠나. 권한대행 체제인 지금이 적기라고 봤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이 확정되려면 서울시의 계획안이 시의회 본회의와 시 물가대책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서울시는 내달 6일 열리는 임시회가 사실상의 최종 관문이라고 보고 있다.

결정권을 넘겨받은 민주당 시의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역풍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의회 최웅식 교통위원장(민주당)은 “내부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면서도 “서울시측 얘기에 대체로 공감은 하는데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초선 민주당 시의원은 인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에 인상안을 가결하면 보궐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것 같냐”고 오히려 조심스럽게 되묻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주당 시의원은 “아직 서울시당의 당론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인상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요금 인상을 받아들이는 대신 교통 약자을 위한 대책과 시 재정 건전성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라고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인상 소식에 시민들 ‘불만’ = 갑작스런 대중교통 요금 인상 소식에 시민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높아진 물가에 임금은 그대로인데 필수 경비인 교통비가 늘어나게 되자 분노하는 시민도 있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승민(29.여)씨는 “대중교통 이용하는 게 결국 서민들밖에 없는데…”라면서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일을 서울에서 보는데 비싼 기름값 때문에 다들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 무상복지 그만하고 교통비는 그대로 두자”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은 노인들의 무료 탑승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 김상우(21)씨는 “교통비를 어쩔 수 없이 올리는 거라면 무료 탑승을 좀 줄였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에게서도 100∼200원씩은 받으면 어떠냐”고 말했다.

이어 “학생 입장에선 학원도 왔다갔다 해야 하고 교통비 쓸 일이 많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시급 4320원으로 교통비를 해결하기가 어려운데 인상 소식을 듣고 화가 났다”고 밝혔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주부들도 불만을 터뜨렸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이은경(56)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그렇게 권장하면서 요금을 이렇게 예고도 없이 올리면 어떡하냐”면서 “적자가 그렇게 문제였으면 다른 대책을 찾았어야지 무턱대고 요금만 올리면 서민들만 피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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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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