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사태 큰 고비 넘겨..불씨는 여전

해군기지 사태 큰 고비 넘겨..불씨는 여전

입력 2011-09-04 00:00
수정 2011-09-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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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농성 계속..도의원 단식투쟁 선언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일대에서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3일 개최한 문화제가 별다른 충돌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경찰이 해군기지 사태와 관련해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무더기로 연행, 일부는 구속하고, 해군이 공사를 강행할 채비를 갖춰 주민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등은 서귀포시 풍림리조트 맞은 편 체육공원에서 3일 오후 ‘놀자 놀자 강정 놀자’란 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평화비행기’로 명명한 항공편으로 전국 각지에서 내려온 260여명과 ‘평화버스’를 타고 도내 곳곳에서 모여든 도민 등은 콘서트에 앞서 올레7코스 일부 구간을 걸으며 강정마을 주변 해안 등을 둘러봤다.

평화비행기 탑승자들은 서귀포시 법환포구에서 가진 ‘구럼비 순례 선언’을 통해 “기지 건설이 중단될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강정마을에 1천3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해군기지 부지를 중심으로 경계를 강화하고, 중덕 삼거리로 들어가는 입구 등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이날 문화제에서 일부 공연자가 ‘해군기지 절대 반대’ 등으로 노래를 개사해 불렀지만 제지하지는 않았다.

행사장 입구 등지에서는 경찰 통제에 항의하는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져 참가자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지만 큰 마찰은 없었다.

풍물팀이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대나무로 만든 솟대 문제로 경찰이 제지해 한때 충돌 직전까지 갔으나 행사 지도부가 “대화로 해결하자”며 참가자들에게 자제할 것을 요청해 무난히 해결되기도 했다.

2천여명(주최 측 주장. 경찰 추산 1천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문화행사가 충돌없이 무사히 끝나 한고비를 넘긴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해군기지 건설 사업 현장에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강정마을회장 등 3명을 구속했다. 4일 같은 혐의로 김종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과 홍기룡, 고유기 제주군사기지저지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등 6명에 대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주동자들이 구속됨으로써 해군기지 반대 시위의 기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해군의 요청이 없더라도 공사 차량의 운행을 막거나 집회를 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즉시 체포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해군은 지난 6월 중단된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주민과 시민단체, 도의회 등이 공사 강행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에도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30여명이 중덕 삼거리에서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이 농성자들을 추가로 연행할 것으로 전해지자 고 위원장은 “경찰이 농성자 전원을 연행하는 등 극단적 행동을 할 경우 우리도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또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의회 의원 5명은 5일부터 의회 본관 1층 로비에서 연행자 석방, 해군기지 건설 공사 중단, 해군기지 건설 찬ㆍ반을 묻는 주민투표 수용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다.

도의회는 6일 오후 6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공권력 투입 규탄대회도 연다.

전국의 시민단체 활동가 등도 10월 1일 다시 ‘평화비행기’를 띄우는 등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벌이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계속 강정마을에 오겠다고 선언해 마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국회도 6일 해군기지 건설 공사 현장에 내려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주해군기지사업 조사소위원회는 이날 현장에서 해군기지 건설 사업이 2007년 12월 예산안 처리 당시 국회가 제시한 ‘민ㆍ군복합형 기항지’ 조건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검증한다.

한편 우근민 제주지사는 2일 “해군기지 공권력 투입으로 인해 도민적 공감대가 상당 부분 형성된 ‘평화적 해결의 원칙’이 훼손되지 말았으면 한다”며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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