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페르미연구소 부소장 내한
김영기 페르미연구소 부소장
또 과학벨트 성공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연구원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학자들 가운데) 정치적 이슈에 휩싸여 일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연구 자체가 쉽지 않은 작업인 만큼 정치 등 다른 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능한 사람을 골라 팀을 꾸릴 수 있는 자율권도 주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채용방식 다양화로 해외 두뇌 유치를
김 부소장은 원장뿐만 아니라 뛰어난 해외 연구자들을 과학벨트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획일적 조건이나 기준이 아니라 각 연구자의 개인사정을 고려한 다양한 채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해외 테뉴어(종신교수직)를 가진 연구자들이 교수직을 포기하고 한국에 들어와 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테뉴어 보유자의 경우, 소속 해외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재임 기간 중 반 정도는 해외 활동(강의·연구)을 허용하는 등 고용 형태에 보다 많은 유연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김 부소장은 아울러 연구자들의 적절한 보수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중견급 연구자의 연봉이 13만~15만 달러, 연구소 소장급은 30만 달러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기초기술연구회와 협력 MOU 예정
김 부소장은 앞으로 1주일 정도 한국에 머물며 기초기술연구회와 고에너지 입자연구(가속기) 관련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다. 또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안사이언스캠프(ASC)에도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김 부소장은 이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초청으로 고려대에서 ‘새로운 입자 발견으로의 길’을 주제로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 및 입자가속기 분야의 최신 이슈를 강연했다.
세계적 가속기 권위자인 김 부소장은 1962년 경북 경산군 하양읍 과수원집 넷째딸로 태어나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로체스터대학에서 박사,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마쳤다. 2004년 페르미연구소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실험(CDF) 그룹’ 공동대표로 선임됐고, 부소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또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 국제자문위원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11-08-06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