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이여! 성 안에 갇혀 언제까지 안주 할건가

상아탑이여! 성 안에 갇혀 언제까지 안주 할건가

입력 2010-06-24 00:00
수정 2010-06-2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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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거침없는 쓴소리

“디지털시대에 사회는 급변하고 있지만 대학은 성 안에 갇혀 폐쇄적으로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다.” 23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 2010년도 하계 대학 총장세미나에서 기조 강연자로 참석한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전국 140여개 대학 총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 대학들의 무사안일한 행태를 꼬집으며 거침없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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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연합뉴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연합뉴스
이기수 대교협 회장 초청으로 세미나에 참석한 윤 고문은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발언의 핵심은 ‘변화하라. 그렇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였다. 일본 기업의 예를 들기도 했다. 윤 고문은 “지난 50년간 한국이 유례 없는 고도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온 대학들도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결국 글로벌 경쟁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GDP 10위권인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기업은 14개나 있지만 세계적인 대학은 4개뿐이다.”면서 “올림픽에서 때리고 뒹구는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던 한국이 이젠 수영과 피겨에서도 세계 1등이 된 것처럼 대학도 창조적인 인재를 기르는 데 더욱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혈주의에 매몰돼 발전이라는 가치를 한사코 외면하는 대학사회에 대해서도 매서운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윤 고문은 국내 대학들이 같은 대학 출신 교수들끼리 교수와 총장을 독차지하는 폐쇄적인 관행을 꼬집으며 “물도 고이면 썩듯이 어떤 사회든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이들과 혼혈하지 않으면 글로벌세계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라면서 “우리 대학은 세계사적 변화에 도무지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하지 못하고 상아탑이라는 틀 속에 갇혀 무사안일하기 짝이 없다. 그러다보니 대학이 과거처럼 사회의 리더가 아니라 팔로어 역할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디지털 시대에 기업이 필요한 인재상과 관련해 윤 고문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하는 시대에는 통찰력과 리더십은 물론 전문능력과 일반적인 사고 능력까지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대학들이 2개국어 이상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세계의 문화와 제도를 두루 이해할 수 있는 다(多)네트워크를 가진 인재를 길러내는 데 더욱 힘써달라.”는 당부로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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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0-06-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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