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예산갈등’ 불 보듯

무상급식 ‘예산갈등’ 불 보듯

입력 2010-06-05 00:00
수정 2010-06-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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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이 바뀐다] (중)학교급식 어떻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종 교육 이슈가 주요 선거 쟁점이 됐다. 무상급식이 대표적 사안이다. 문제는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한 예산이다. 당장 내년부터 교육예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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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경우도 교육 관련 예산의 증액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렇게 증액된 예산이 어떤 정책에 투입될지는 아직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보수쪽 오세훈 시장과 진보쪽 곽노현 교육감 당선자의 공약이 서로 다른 데다 양측이 선거 기간 내내 시종 치열한 정책대결을 편 만큼 이런 정책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시와 시교육청 예산을 심의, 의결할 서울시의회가 이번 선거에서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무상급식 공약은 ‘시-시교육청-시의회’ 간 3각 이해대립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오 시장으로서는 시교육청과 시의회의 틈바구니에서 무작정 무상급식에 대한 예산편성 요구를 거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곽 당선자는 당장 2011년부터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평가를 거쳐 이듬해부터 순차적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에 소요될 예산만도 초등학생 59만명(1식 2400원 기준), 중학생 35만명(1식 3000원 기준)의 급식에 4300억여원이 투입돼야 한다. 곽 당선자는 저소득층에게 제공되고 있는 무상급식 재원 외에 나머지를 서울시 교육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반면 오 시장은 무상급식 대상을 소득 하위 30%까지로 제한하고, 대신 여기에 투입될 재원을 사교육·학교폭력·학습준비물 없는 ‘3무(無) 학교’ 정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3무학교 공약 실현을 위해 4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예산 갈등이 예고된 가운데 예산안 의결권을 가진 시의회가 이전과 달리 민주당이 다수당인 야대 형국으로 바뀐 것이 곽 당선자에게는 든든한 지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총 106석 중 79석을 차지했다. 오 시장으로서는 우군인 한나라당의 의석 수는 27석에 불과해 왜소한 야당으로 전락한 것이 큰 부담이다. 경기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경기도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진보성향의 김상곤 교육감, 보수성향의 김문수 도지사 구도에 도의회 112석 중 71석을 민주당이 차지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돼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지자체에서 예산을 확보해야 가능한 무상급식과는 달리 특히 서울지역에서 지지부진했던 학교급식 직영 전환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곽 당선자측 관계자는 “급식사고가 줄을 이었던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전환하겠다.”면서 “이미 관련법이 제정돼 있기 때문에 적법 절차를 거쳐서 전환하면 된다.”고 말했다. 2006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고 이후 위탁업체의 부실급식 논란이 직영급식 전환에 대한 법제화를 이끌어 냈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직영급식 비율이 73.1%로 전국 평균 94.4%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 시교육청은 직영급식 전환을 유예해 왔지만 직영급식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은 곽 당선자는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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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6-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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