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선주차’ 男女 모두 불만

‘여성 우선주차’ 男女 모두 불만

입력 2010-05-14 00:00
수정 2010-05-1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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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여성운전자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성우선주차장’이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불만을 사고 있다. 여성 운전자만 주차하도록 하는 강제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남성 운전자들도 역차별이라고 볼멘소리를 낸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관련 조례를 만들어 공공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내에 위치한 차량 30대 이상 수용 주차장에 대해 여성우선주차장을 10% 규모로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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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한 남성 운전자가 여성 우선 주차장에다 차를 세운 뒤 걸어나오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13일 서울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서 한 남성 운전자가 여성 우선 주차장에다 차를 세운 뒤 걸어나오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공공시설에 1만 4118면, 민간시설에 1만 590면 등 모두 2만 4708면을 설치했다. 지난해에만 2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여성우선주차장은 분홍색의 주차 구획선안에 여성 표시 심벌을 그려넣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일반 차량 주차장과 색깔만 다를 뿐 차이가 없어 ‘여성운전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다.

무엇보다 여성우선주차장을 설치하는 것은 의무이지만 ‘여성만 주차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남성 운전자들이 주차해도 막을 길이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신문이 13일 마포경찰서 등 서울시내 경찰서들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등 여성우선주차장이 설치된 공공시설을 취재한 결과 여성우선주차구역에 남성운전자 차량이 주차된 경우가 태반이었다. 주부 정모(41)씨는 “어차피 여성이 혜택을 보지도 못하는데 왜 만들어놓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여성만 주차할 수 있거나 주차공간이 넓고 편리한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그곳만 이용하라고 해 더 불편해졌다.”고 꼬집었다.

회사원 김모(37)씨는 “처음에는 여성만 주차해야 되는줄 알았는데, 남성 운전자들도 주차하길래 나도 차를 댔다.”면서 “가뜩이나 주차할 곳도 부족한데 구속력이 없는 여성우선주차구역을 누가 일일이 지키겠느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여성우선주차장의 설치 규정을 지키지 않는 곳도 적지 않았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 여성우선주차장이 설치된 대형마트와 백화점 53곳을 조사한 결과, ‘안전을 위해 실내 조명 밝기를 일반주차면보다 밝게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킨 곳은 절반 수준인 31곳(백화점12곳, 대형마트 19곳)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여성우선주차장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련 조례가 시행되면서 여성을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여성우선주차장은 강제보다는 배려의 차원으로 만든 것이다. 남성운전자와 여성운전자 차량이 동시에 주차장에서 마주치면 여성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뜻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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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0-05-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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