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인양이후]생존장병 52명 9시22분 맞춰 분향… “아들로 생각해주셨으면”

[천안함 인양이후]생존장병 52명 9시22분 맞춰 분향… “아들로 생각해주셨으면”

입력 2010-04-27 00:00
수정 2010-04-2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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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 등 생존장병 58명 가운데 52명이 26일 밤 늦게 평택 2함대사령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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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장병들 조문
생존장병들 조문 오후 9시22분. 결코 잊을 수 없는 천안함 침몰시각에 맞춰 생존장병들이 전우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찾아왔다. 천안함 희생 장병 장례식 이틀째인 26일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 등 52명이 헌화 뒤 묵념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생존 승조원들은 천안함 침몰시간인 오후 9시22분에 맞춰 분향소를 찾아 40여분 동안 머물렀다. 이들은 분향에 이어 거수 경례를 하고 영정 앞에 국화꽃을 놓고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유가족들을 만나서는 연신 “죄송하다.”며 다 함께 큰절을 올린 뒤 함상 활동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유가족들에게 “똑같은 아들로 생각해 주셨으면….”이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일부 유가족이 최 함장에게 울분을 표출하기도 했지만, 고 신선준 상사의 매형 한재우씨는 “너희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 떠나간 애(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군 생활 열심히 해야지….”라며 장병들을 다독였다.

생존 장병들은 전날 괜한 죄책감에 조용히 조문을 다녀와야 했다. 이들은 장례 기간에 허드렛일이라도 하고 싶다는 심경을 천안함 전사자가족협의회(천전협) 측에 전달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천전협 나재봉 대표는 26일 “어제 분향소를 다녀간 생존 장병들이 ‘허드렛일이라고 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이번 사고로 천안함 승조원 104명은 생존자와 전사자로 운명이 갈렸지만 모두 ‘천안함 가족’인 만큼 46명 전사자들의 장례식과 영결식에 살아 남은 동료 장병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천전협 가족들과 협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영결식에서 동료 장병들의 유해를 들고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존 장병들 가족들도 “전사자 가족들을 돕기 위한 방안이 마련된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함대 관사를 쓰던 한 생존자 부인은 분향소에서 전사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돌봐주고 있다. 그는 “군인가족 이전에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나누던 이웃이었는데 남편의 생사가 갈리면서 서먹해졌다.”며 “남편 동료의 가족을 도우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자 김현용(27) 중사의 아버지 선규씨는 “아직 아들로부터 구체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전사자 가족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맡긴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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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2010-04-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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