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곳곳 장애물… 휠체어 접근 난감

정류장 곳곳 장애물… 휠체어 접근 난감

입력 2010-03-24 00:00
수정 2010-03-2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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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장애인 위한 저상버스 타보니

2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개롱역 부근 버스정류장. 지체장애 1급인 이현정(37)씨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지붕 및 칸막이 형태의 ‘정류장 대기공간’ 안쪽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류장 좌우로 가로수와 전봇대가 가로막고 있는 데다, 대기공간 한복판에 긴 의자가 설치돼 휠체어가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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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지체장애인 이현정씨가 저상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신형 전동휠체어 바퀴가 고정 지지대에 맞지 않아 안전벨트만 한 채로 불안하게 이동해야 했다.
22일 오후 지체장애인 이현정씨가 저상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신형 전동휠체어 바퀴가 고정 지지대에 맞지 않아 안전벨트만 한 채로 불안하게 이동해야 했다.
●차에 오르는데 만 1분 이상 걸려

결국 이씨는 정류소에서 2~3m 옆 인도에서 기다려야 했다. 30분 동안 20여대의 일반 버스가 지나간 뒤에야 저상버스가 도착했다. 그러나 승하차 리프트가 설치된 버스 뒷문의 위치는 이씨의 휠체어를 저만치 지나 정류장 대기공간에 맞춰 섰다. 다행히 뒤따라오는 버스가 없어 후진을 해 이씨의 휠체어에 맞춰 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버스기사의 미숙한 리프트 조작 때문에 차에 오르는 데만 1분 이상이 소요됐다. 다른 승객들의 따가운 시선에 이씨는 버스에 오르는 내내 고개를 푹 숙였다. 버스 내부에는 휠체어 바퀴를 고정하는 장치가 있다. 그러나 이씨의 신형 휠체어와 맞지 않아 안전벨트만 설치한 채 출발해야 했다. 버스기사는 “저상버스를 운전한 지 6개월 만에 처음 리프트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편의를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저상버스가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막대한 돈을 들여 버스 숫자를 늘리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정류장이 장애인의 접근을 가로막는 구조로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 개선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토해양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2013년까지 3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울 시내버스(7602대·광역버스 제외)의 50%를 장애인과 노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로 교체할 예정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통해 3월 현재 전체 버스의 18%에 이르는 1272대가 저상버스로 바뀌었다.

●규정 미비… 인프라 확충 시급

문제는 정작 버스를 이용하려는 장애인들이 정류장에 접근할 수 없는 사례가 허다하다는 데 있다. 정류장 규격과 연석의 높이, 주변 가로수 및 전봇대 설치 규정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이영석(32)씨는 “저상버스는 한 시간에 한두 번 올까 말까 한데, 그나마 정류장 옆에 설치된 전봇대와 가로수 등 장애물 때문에 버스를 놓치기 일쑤”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류장 규격이나 주변 시설물에 대한 표준규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서 “교통시설 설치 매뉴얼을 만들어 앞으로 정류장 관련 시설을 제작할 때 반영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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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최재헌기자 김양진수습기자 ky0295@seoul.co.kr
2010-03-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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