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장례식 참석말고 소말리아해역 지켜라”

“아들아, 장례식 참석말고 소말리아해역 지켜라”

입력 2009-12-21 12:00
수정 2009-12-2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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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원 울린 아버지의 유언

‘18년 군무원’ 故이성우씨

군무원인 아버지는 해외 파병 중인 아들에게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라.”는 유언을 남겼고, 해군인 아들은 눈물을 머금고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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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성우씨와 부인 강영자씨.  해군 제공
고(故) 이성우씨와 부인 강영자씨.
해군 제공
18년간 해군 정비창 군무원으로 함포 등을 정비해 오다가 지난 13일 췌장암으로 숨진 고(故) 이성우(51)씨와 그의 아들 이환욱(21) 하사의 얘기다. 특히 이 하사는 부산 동의대 사회복지학과를 다니다 아버지의 투병비 마련과 고교 3년생인 동생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원 입대한 사실도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20일 해군에 따르면 우리 선박 보호와 해적퇴치를 위해 지난달 소말리아 해역으로 떠난 청해부대 3진 충무공 이순신함에 승선 중인 이 하사는 지난 14일 항해 중인 함정에서 부친상을 당했다는 비보와 함께 귀국 명령을 받았지만,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잔류를 선택했다.

아버지 이씨가 숨을 거두기 직전 가족들에게 “청해부대원으로 해외파병 중인 환욱이는 국가에서 부여한 임무를 수행 중이니 사망 소식을 알리지 말고, 알게 되더라도 공무가 더 중요하니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하라.”는 마지막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 하사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는 것이 더 큰 효도이며 군인의 길이라 생각한다.”면서 귀국을 권유한 부대장 김명성 대령을 도리어 설득했다.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이 하사와 부친 모두 군에 종사하는 공인으로서 더없이 훌륭한 귀감이 됐다.”며 이 하사를 격려하고, 이 하사를 대신해 장병을 장례식장에 보내 돕도록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2009-12-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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