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옥외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야간 옥외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입력 2009-09-25 00:00
수정 2009-09-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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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옥외집회나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시간’을 두는 것이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24일, 밤에 건물 밖에서 이뤄지는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와 벌칙을 규정한 23조 1호에 대해 재판관 5(위헌)대2(헌법불합치)대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하고, 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내년 6월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하도록 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따라서 법 개정 이후에는 신고만 하면 야간 옥외집회를 열 수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란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기는 하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법률이 즉시 효력을 잃는 단순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판관 9명 중 6명이 단순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위헌 의견을 낸 이강국·이공현·조대현·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집시법 10조는 집회에 대한 사전 허가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21조 2항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밝혔다.

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헌법이 금지한 사전허가제는 아니지만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은 “어떠한 시간대에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집회의 자유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 목적하에 규정된 것”이라며 합헌의견을 제시했다.

집시법 10조 및 벌칙(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대한 위헌 제청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재판부를 맡았던 박재영 판사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9-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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