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멀고 편견은 가깝다

법은 멀고 편견은 가깝다

입력 2009-09-08 00:00
수정 2009-09-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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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모욕’사건으로 본 이주노동 차별실태

지난 6일 보노짓 후세인(28) 성공회대 연구교수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내국인이 모욕죄로 기소당하면서 외국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00만 외국인 시대’를 맞았지만 이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인식의 토대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 등을 포함해 115만여명에 달한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가 지난 8월 이주노동자 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주노동 차별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월급을 적게 받는다(37.5%), 폭언에 시달린다(29.7%), 구타당했다(10.8%) 등으로 답했다.

●국적비하·잠재적 범죄자 취급 수모

지역사회와 밀착된 삶을 사는 다문화가정의 인종차별은 이보다 더 심하다. 6년 전 입국한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A(31)씨는 “베트남 사람은 게으르고 더럽다.”며 거리낌 없이 말하는 동네 이웃들로부터 상처를 적잖이 받았다. 유치원에 다니는 6살 아들도 친구와 다툼 끝에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회사원인 남편 역시 부부동반 모임에서 아내의 출신 국적을 비하하는 동료들의 놀림을 당하기 일쑤다.

이에 대한 정부기관의 소극적인 태도가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시 원곡동의 한 공원에서는 경찰들이 외국인들에게 여권 종류를 묻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들로부터 불심검문 당한 외국인들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 같아 불쾌하고 심리적 위축감이 크다.”고 전했다. 정해실 다문화가족협회 공동대표는 “외국인 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폭행당해 경찰서에 가면 남편과 함께 조사하고 적당히 훈방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인종차별금지 관련 법제정 시급

전문가들은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교육이 시급하고 법·제도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은 유교문화의 위계적인 신분제 사고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서 “‘한국인이 서양인이 아닌 외국인보다 우수하다.’는 우생론적 사고의 틀을 깨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경태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종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인종차별 문제만 다루는 독자적인 법 제정에 거부감이 있다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차별금지법 안에 인종차별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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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09-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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