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에 빠진 연예계] (상) 끊이지 않는 연예인 마약 왜

[환각에 빠진 연예계] (상) 끊이지 않는 연예인 마약 왜

입력 2009-06-09 00:00
수정 2009-06-0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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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인간관계 속 은밀히 확산

연예계에 또다시 환각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연예계 종사자들의 이혼, 결혼소식 못지않게 잊혀질 만하면 나오는 게 이들의 마약 복용설이다. 창작활동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기유지를 위한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서 등 복용사유도 다양하다. 끊임없는 환각 스캔들로 얼룩진 연예계의 실상과 치유책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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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마약복용 혐의로 탤런트 주지훈씨와 모델 예학영씨가 적발된 데 이어 8일 연예인들이 연루된 대마 흡연 사건이 터지면서 연예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왜 연예계는 환각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마약(대마)은 1980년대부터 인기 스타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밀어넣는 충격적 이슈였다. 80년대엔 조용필·김세환·신중현·김수희·이승철·김현식씨 등 가수들의 대마초 흡연이 줄을 이었다. 최근 예능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록밴드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씨는 “88년 마약 복용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재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90년대도 상황은 비슷했다. 93년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불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가수 현진영씨도 필로폰 상습 투약과 본드 흡입으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가수 전인권씨는 97년 필로폰 투약으로 구속된 이후 지난해까지도 마약 혐의로 교도소를 오갔다.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마약노출에 대해 연예인이라는 직업에서 비롯되는 특별한 환경을 우선 거론했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연예인들은 사교계 인사들이다. 그러다 보니 (마약을) 한번 해보라는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면서 “마약 문화에 관대한 편인 외국인도 자주 접하다 보니 일반인보다는 마약이나 대마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애환을 비슷한 또래끼리 공유하며 폐쇄적인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러한 폐쇄성 속에 은밀하게 마약이 확산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사후 대처방향이 개인에 대한 처벌 차원을 넘어 연예산업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연결된다.

표 교수는 “미국의 할리우드에는 연예인 전문 상담사가 많고 연예기획사에서 상담사를 고용해 소속 연예인들을 관리한다.”면서 “우리 연예계도 연예인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의 관심, 자기애가 강한 특징도 마약이나 대마의 유혹을 떨쳐내기 힘든 요소다. 김형근 서울 중독심리연구원 원장은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심리적으로 ‘자기애’가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면서 “남들과 다른 독특함을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언제나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불안감과 부담감을 떨쳐 내기 위해 마약을 접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동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과장은 “연예인의 마약 복용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청소년 모방 문제 및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마약 퇴치를 위한 사회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김민희 박성국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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