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 검찰의 고민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 검찰의 고민

입력 2009-04-24 00:00
수정 2009-04-24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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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루 결정적 진술 ‘NO’… 버티는 鄭에 속타는 檢

노무현 전 대통령을 궁지로 모는 데 성공한 검찰이 고민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까지 보내 사실상 수사의 끝이 보이고 있으나 생각처럼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방식에 대해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동안의 수사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소환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가 수순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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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고 사법처리 수순을 밟기 위해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 보인다. 특히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검찰로서는 고민이다.

노 전 대통령의 3대 혐의인 100만달러-500만달러-15억 5000만원(3억원+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에 대해 검찰에 확실한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정 전 비서관은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의 말처럼 말은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노 전 대통령의 지시나 인지·묵인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대답, 검찰의 힘을 빼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 5000만원을 빼내 차명계좌에 보관해오다 검찰에 적발되자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건네주려 했다.”고 진술해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는 듯했다. 하지만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는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차단했다. 권양숙 여사가 자신이 받아 빚갚는 데 썼다고 진술한 3억원도 당초에는 자신이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문제는 정 전 비서관이 옥쇄(玉碎)를 각오하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점이다. 검찰의 한 인사는 “정 전 비서관이 모든 것을 안고 가려해 (수사팀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진행이 생각처럼 순탄치 않은 분위기임을 전했다.

검찰은 또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대전에서 불러 올려 조사했지만 그에게서도 신통한 진술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진술 번복 경험이 있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문제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청구가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진술 외엔 노 전 대통령을 잡기 위한 직접 증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서면질의도 시간을 벌어보자는 임시방편의 하나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원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익명을 요구한 판사는 “물증이 없으면 무죄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며 “그동안 드러난 것으로만 놓고 봤을 때 유죄판결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단 한번의 조사로 법정에 세울지 주목된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2009-04-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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