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日제삿밥 먹는 아버지…”

“아직도 日제삿밥 먹는 아버지…”

입력 2009-02-28 00:00
수정 2009-02-28 00: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야스쿠니 신사 합사취하’ 소송 이희자씨 법정서 눈물

“억울하게 일제의 제삿밥을 먹고 계신 아버지 넋의 한을 언제나 풀어드릴 수 있을지….”

이미지 확대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공동대표인 이희자(66)씨는 지난 24일 일본 도쿄 지방법원 원고석에서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태평양전쟁 한국 유족 252명을 대표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취하, 유골반환, 손해배상청구’ 상고심 최후 진술을 한 자리에서였다. 할머니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최후의 호소였다.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책임이 없다.’는 분위기의 싸늘한 항소심에서 기댈 건 ‘인륜’밖에 없었다.

“아버지 자식으로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는 게 제 인생에 남은 과제고 소원입니다. 바로 제 아버지 이름을 야스쿠니 신사에서 빼는 것입니다.”

일제시대 강제징용된 뒤 생사여부도 끊어진 아버지를 찾아 헤맨 지 올해로 20년째. 이씨는 1997년에야 중국 광시성 유장(柳江)현 전투 중 사망한 아버지 이사현씨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장돼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2002년 소송을 시작했지만 2006년 5월 재판부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240여만명의 일본인 이외에 2만 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위패가 모셔져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뒤 일본은 유족들에게 사망통지를 하거나 위패 봉안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 생존자 중 엉뚱하게 합사돼 있는 이들 숫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합사는 합당한 의무였다고 주장한다.

이씨가 그동안 합사 철폐를 위해 현해탄을 오간 횟수만 90여차례. 3·1운동 90주년을 맞는 올해지만 애끓는 심정은 여전하다. 그는 “금전적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협정때 보상은 모두 끝났다고 외면하지만 유족들 입장에선 절대로 끝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생사여부도 알려주지 않아 피해자들이 일일이 관련 기록을 찾아 발로 뛰었어요. 진상규명특별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진 한국정부에서도 모른다고 했고…제사도 한번 제대로 못 차려 드렸는데 후손들에게 어떻게 끝난 일입니까.” 이씨의 목소리는 절절했다.

그는 2001년 8월14일 아버지 이름을 위패에서 빼달라는 요청서를 들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던 날을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다. 정문을 지키고 있던 일본인들이 “더러운 조센징, 들어오지도 말라. 꼴도 보기 싫으니 물러가라.”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이씨는 그때 더욱 맘을 굳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범 등 일본 군국주의의 혼이 모셔진 곳입니다. 일제 피해자인 아버지 넋을 그런 곳에서 쉬시게 할 수는 없습니다.”

신사측이 전몰자들의 개별명부(제신명부)에서 한국인들의 이름을 삭제할 것 같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이씨는 단호하다. “신사 안에 있는 위패(영새부)에 새겨진 아버지 이름이 완전히 지워지는 날까지 싸움을 계속할 겁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전여옥 폭행사태 진짜 테러맞나

휴가 내놓고 ‘출근하시는’ 우리 부장님은

7억에 살수있는 세계의 집

TV 없이도 vs TV가 없으면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서대문구 지역사회 나눔 행사 참석… “나눔과 봉사의 가치 확산되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김호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대문2)은 지난 18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원천교회에서 열린 ‘농심천심 쌀나눔 행사 사회공헌 활동’에 참석해 쌀 전달식을 함께했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열린 이번 행사는 지역 사회의 취약계층에 따뜻한 정을 나누고, 소외된 이웃들이 온정 가득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날 농협 서울교육청지점은 10kg 쌀 100포(총 1000kg)를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 측에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비롯해 변성환 농협은행 서울본부장, 농협 서울시교육청지점장, 문강원 목사와 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 관계자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추석을 앞두고 마련된 따뜻한 나눔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명절의 온기를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세심하게 살피며 지역사회 곳곳에 나눔의 손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04년 처음 발을 내딛은 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은 효실천과 다채로운 나눔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으며, 2026년 현재 900여 명에 달하는 봉사자들
thumbnail - 김호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서대문구 지역사회 나눔 행사 참석… “나눔과 봉사의 가치 확산되길”

미친 금값, 팔땐 왜 이리 쌀까
2009-02-28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