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올 중반쯤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 가입”

대법 “올 중반쯤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 가입”

입력 2009-01-31 00:00
수정 2009-01-31 00: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외국법원 증거조사 국내재판서 효력

A씨는 최근 남자친구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결혼하자고 속여 돈을 빌려 갔는데 갚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B씨가 해외지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 법원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B씨에게 법정에 출두하라고 통보했지만 귀국이 힘들다는 답이 돌아왔다. 법원은 인터넷 화상통화로 심문하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은 현재 ‘멈춤’ 상태다.

앞으로 민사소송에서 외국에 있는 증인이나 증거 때문에 재판이 기약없이 늦어지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헤이그 증거조사 협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민사 사법공조에 있어서 큰 획을 긋는 일로 평가하고 있다.

대법원은 “외교통상부·법무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최근 가입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상정했다.”면서 “이르면 올해 중반쯤 가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우리 법원은 민사, 상사(상법 관련) 사건에 있어서 심문해야 할 당사자나 증인·감정인, 검증해야 할 서류나 부동산·동산 등이 해외에 있을 경우 재판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법관이 해외로 나가 직접 증거조사를 하기 힘들고, 증인 등을 국내로 불러들이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증거조사 협약에 가입하면 요청에 따라 외국 법원이 국내 법원을 대신해 증거조사를 하고 그 결과가 국내 재판에서 효력을 갖게 된다. 신속하고 확실한 해외 증거조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셈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민사 사법공조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았다. 중국·호주와 개별적으로 민사 사법공조 양자조약을 맺었고 몽골, 우즈베키스탄과의 체결이 조만간 이뤄질 예정이었다.

1972년 발효된 증거조사 협약에는 현재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47개국이 가입한 상태라 민사 사법공조 대상 국가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제 거래에 얽힌 사건이 늘어나고 있어 민사 사법공조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사건의 실체 발견이라는 측면에서도 협약 가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형사 부문에 있어서 20개국과 형사사법 공조 조약을, 25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2009-01-31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