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 반찬’ 식중독주의보

‘재탕 반찬’ 식중독주의보

입력 2008-12-19 00:00
수정 2008-12-1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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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식당·주점가에 ‘식중독’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음식점들이 경기 침체로 장사가 안되는 데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먹다 남은 음식을 다시 내놓거나 여러 차례 재사용해 부패한 음식마저 식탁에 올리고 있다.정부·지자체는 단속도 어려울뿐더러 올해까지는 법적 처벌 근거가 없다며 방조하고 있다.단속기관의 방치 속에 겨울철 식중독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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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개원의인 박모(39·서울시 양천구)씨는 지난 9일 점심 무렵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먹었다.식사 뒤 계산을 하면서 못 볼 것을 봤다.식당 주인이 다른 식탁에서 수거해온 쌈장,조개젓,김치 등 잔반을 다시 반찬 통에 담고 있었다.박씨는 이날 밤 복통과 설사에 시달리다 응급실을 찾았다.담당의사는 “잔반에 묻은 균이 입을 통해 옮겨져 식중독에 걸렸다.”고 진단했다.박씨는 “올겨울 식중독이 위험수준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의사인 내가 걸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4·서울시 성북구)씨는 지난 10일 친구 2명과 함께 서울 안암동 고려대 인근 S주점에서 조개탕,계란말이를 안주로 술을 마셨다.화장실에 가던 중 주방 안을 엿보니 먹다 남은 안주들을 음식재료가 담긴 바구니에 다시 담고 있었다.김씨는 이튿날 새벽부터 몸에 열이 나고 온몸이 쑤시듯 아파왔다.설사도 끊이지 않았다.담당의사는 “먹다 남은 음식이 부패해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했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진서 교수는 “침에는 세균이 많아 먹다 남은 음식물은 쉽게 부패하는 데다 음식물에 묻은 균이 입을 통해 들어가 식중독을 유발한다.”면서 “잔반 재사용에 따른 식중독이 전염병처럼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한국음식업중앙회 김태곤 홍보국장은 “경기 침체에다 재료값마저 대폭 올라 일부 몰지각한 업주들이 돈을 아끼려고 잔반을 재사용하고 있다.”면서 “식중독 우려가 상당히 높은 실정”이라고 전했다.식약청의 식중독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에는 581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는데,올해는 같은 기간 856명으로 불어났다.

일선 구청들은 음식 재탕에 따른 피해가 잇따르자 ‘반찬 주문제’(김치 등 반찬 품목별로 가격을 매겨 먹을 만큼만 시켜 먹음),‘남은 반찬 재탕 안 하기’ 등 여러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않다.서초구 방배동의 한 분식점 관계자는 “남은 음식을 사용하면 재료값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면서 “식당업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공염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현장 단속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매 분기마다 10~20명의 단속반원을 꾸려 단속을 하지만 적발도 어렵고 처벌 조항도 없다.”고 밝혔다.구청 관계자들은 “음식점의 잔반 재사용과 관련해 ‘영업정지 1개월,같은 행위로 1년에 3번 적발되면 영업 취소’라는 처벌 조항이 내년부터 시행된다.”면서 “요즘 관련 민원이 부쩍 늘었지만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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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최유희 서울시의원, ‘2026 양성평등정책대상’ 우수상 수상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08-12-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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