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생계 도우려 아픈데도 일하다…”

“큰아들 생계 도우려 아픈데도 일하다…”

김병철 기자
입력 2007-08-11 00:00
수정 2007-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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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의왕시의 화장품 용기 제조공장 화재는 안전 불감증과 늑장 신고가 부른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경기지방경찰청과 의왕소방서에 따르면 불이 난 W산업 공장 내부는 세척용 시너 등 인화성 물질과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플라스틱 용기 등이 가득해 평소 화재위험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탈출구가 하나밖에 없는 가운데 출구 근처의 시너통에 불길이 옮겨붙으면서 작업하던 여직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재후 초동 조치도 미숙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나자 공장장 송모(35)씨가 소화기로 자체 진화하려다 실패했고, 다른 가열기가 연쇄 폭발하자 뒤늦게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기합선이나 자연발생 정전기로 불티가 튀며 대형화재로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과실이 인정되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W산업 책임자들을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사망자들은 모두 60대 부녀자들로 월 80만∼90만원의 박봉을 받으면서도 야간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엄명자(62)씨의 유족들은 “큰아들과 같이 사는 어머님이 생계에 보탬을 주려고 아픈 몸으로 수시로 잔업을 하셨다.”며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고 눈물을 흘렸다.

박형순(61)씨의 아들 이덕희(40)씨는 “자식들에게 손을 안 벌리려고 일을 하셨고 올해 초 일용직에서 정규직이 됐다며 좋아하셨는데….”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이숙자(65)씨의 유족들은 “5년 전부터 일했는데 공장에 대해 특별한 불만도 없으셨고 돈을 벌어 쓰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셨다.”며 눈물을 삼켰다.

한편 연매출 8억여원의 W산업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사상자들은 산재보험 외에 보상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2007-08-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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