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제 먹고 훔친 오토바이로…

환각제 먹고 훔친 오토바이로…

한상우 기자
입력 2007-05-14 00:00
수정 2007-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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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도심을 질주하며 ‘심야의 무법자’로 악명을 떨쳐온 폭주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면서 폭주족들의 무법 세계가 낱낱이 공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3일 폭주족 카페 운영자 오모(24)씨 등 2명을 일반교통방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17)군 등 회원 2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단속된 폭주족 카페는 모두 19개, 회원은 12만 4659명에 이른다. 지난해 폭주족에 대한 112신고는 1만 2928건이나 접수됐다. 서울신문이 토요일인 지난 12일 새벽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한강 둔치에서 이들의 세계를 따라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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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카페 회원 12만…운영자 2명 구속

새벽 1시.125㏄ ‘액시브’부터 ‘시티백(100㏄)’,‘스쿠터(50㏄)’ 등 각종 오토바이를 몰고 10대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족인 ‘여의도·뚝섬연합’ 회원들이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대열을 총지휘하는 ‘리더’, 리더의 지휘에 따라 앞에서 다른 차의 진입을 막는 ‘칼받이(앞커버)’, 뒤에서 경찰차의 추적을 막는 역할을 하는 ‘뒤커버’, 경찰의 집중 단속 장소를 미리 염탐하는 ‘옵서버’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국경일이나 주말 새벽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강남 일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도로를 내달린다.

15세 때부터 폭주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해 지금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A(21)씨.A씨는 서울 시내 도로를 완벽하게 파악해야 한다. 폭주족의 세계에선 리더의 실수로 고가도로나 지하도로 등에서 경찰에 집중 단속되는 ‘몰이’를 당하면 매장되기 때문이다.

일부는 환각제를 복용하고 달리는 위험한 질주도 한다. 이들 세계에서 ‘땅콩’이라 불리는 L환각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A씨는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에 가면 보따리 장사하는 아줌마들이 20개에 2만∼3만원씩 받고 판다.”면서 “원래 동물 감기약으로 쓰이는 건데 한번에 5∼6알씩 먹으면 술에 취한 듯 기분이 좋아진다며 복용하고 달리는 아이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사고나면 “배달하다…” 보험사기도

오토바이 절도와 불법 개조도 이들에겐 큰일이 아니다.A씨는 “17∼18세 때 오토바이 면허를 따서 몰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훔쳐 탄다.”고 말했다. 오토바이를 개조해 판매하는 게 특기라는 B(17)군도 “단속되면 그냥 버리고 도망가기 좋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일부러 훔치는 아이들이 많다.”고 밝혔다.

보험사기도 만연한다.14세 때부터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는 C(23)씨는 “카폭(자동차 폭주)에 가담하는 아이들끼리 짜고 뒤에서 받고 앞차에 탄 5명을 보험처리하거나 피자나 닭 배달 전문점에서 일하면서 친구와 짜고 ‘배달하다가 사람을 치었다.’고 속이고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

10대들만 있는 건 아니다.C씨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연예인도 우리와 함께 뛴다.”면서 “폭주족에 속해 있는 어린 여자 아이들을 오토바이 뒤에 태워주고 그걸 미끼로 성거래를 하기 위해 폭주족에 가담하는 30∼40대 아저씨들도 온다.”고 말했다.

이재훈 한상우기자 nomad@seoul.co.kr
2007-05-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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