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2과는 20일 건설사 등에서 수수료를 받은 뒤 증권사 자금으로 거액의 무기명 양도성예금증서(CD)가 발행되도록 알선해 준 브로커 6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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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가운데 증권사 직원 출신 이모(43)씨, 사채업자 최모(50)씨 등 브로커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약식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알선해 준 CD의 사본 등을 이용해 유동자산을 부풀려 회계처리한 199개 중소 건설업체 대표 및 법인을 약식기소했다.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들은 2004년 12월부터 브로커들을 고용해 1000만∼2억원의 수수료를 주고 ‘제3자명의 CD’를 발행받았다.‘제3자 CD’란 은행에서 자금주 명의로 발행되는 정상 CD와는 달리 건설사 명의로 발행하되 증권사가 발행자금을 대납하는 CD를 말한다. 검찰은 7개월 사이 이렇게 발행된 CD의 액면금은 모두 합쳐 1조 8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브로커들은 철저히 업무를 나눠 점조직 형태로 활동했다. 이들은 ‘전화 마케팅’ 등으로 건설사에 접근하는 ‘모집팀’과 전직 금융기관 직원이거나 다년간 금융기관과 유착해 온 ‘최종 브로커’를 연결해 주는 ‘중개브로커’로 역할을 분담하며 수수료를 챙겼다. 건설사측은 이 CD 사본과 발행 사실 확인서를 ‘증거’로 삼아 회계자료를 부풀려 사업을 따냈다. 투자실적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증권사 직원들은 건설사에 CD 발행대금 일부를 부담시켜 낮은 가격으로 CD를 발행해 주고 이를 다시 매수한 뒤 시중가대로 처분해 수익을 냈다.
은행 역시 증권사에서 납입하는 돈을 예치해 달라는 브로커의 부탁을 받고 CD 발행대금을 유치한 뒤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CD를 발행해 줘 수익을 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CD 발행에 관여한 13개 은행 점포 102곳의 담당자들과 유명 증권사 7개의 직원들을 징계토록 금융감독원에 통보했다. 금감원도 ‘제3자 CD’ 발행을 전면 금지시켰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6-08-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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