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鄭회장 비자금조성 지시여부 규명

김효섭 기자
입력 2006-04-08 00:00
수정 2006-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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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현대차 수사가 ‘정점’을 향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새벽 귀국한 뒤 검찰 조사를 받을 준비를 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정 회장 등 총수일가의 소환이 이번 현대차 비리 수사의 ‘피날레’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檢 “수사 이제 뜸들일 일만 남았다”

검찰은 7일 현대차 수사를 ‘밥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했다. 지난달 압수수색 과정이 논에서 벼를 수확해온 과정이라면, 현재는 수확한 쌀을 가지고 밥을 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귀국해 검찰에 소환되면 ‘밥뜸’까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순조로운 것은 현대차의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과정에 대한 정확하고 방대한 정보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검찰은 글로비스 비자금 내부정보와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현대차 비자금에 대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했다.

검찰은 비자금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주식 차명 매집 과정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기업구조정전문회사 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정 회장이 귀국하면 곧바로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이르면 다음주 정 회장 부자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 부자의 조사대상은 크게 2가지. 글로비스 등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 규모, 용처 등 비자금 관련 부분과 경영권 승계과정의 비리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그동안 압수수색과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밝혀낸 단서를 바탕으로 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지시 여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에 하나라도 정 회장이 “부하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할 경우 정 회장의 사법처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최소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만들고 이를 경영권 승계과정에 사용했다는 혐의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실무선만 처벌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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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검찰출두가 임박한 가운데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앞에서 몇몇 사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기자 yja@seoul.co.kr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검찰출두가 임박한 가운데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앞에서 몇몇 사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기자 yja@seoul.co.kr


검찰은 비자금의 용처에도 주목하고 있다. 비자금이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에 대한 수사는 김재록(46·구속)씨의 로비의혹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으로, 이에 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대차만 수사하고 있다는 표적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검찰은 이미 정·관계 인사 등 유력인사에게 현대차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 부자 동시 소환 가능성?

정 회장이 귀국했다고 해도 바로 소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하던 수사를 마무리한 다음 정 회장 부자를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자가 동시에 소환돼 처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 비자금 사건 수사 때 검찰은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일가 7남매 가운데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보통 한 사건에 형제가 연루되면 모두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재벌 봐주기’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대법원장이나 법무장관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해 왔다.

검찰 관계자도 “재벌이 연루됐다고 해도 사건은 다 다르다. 전례가 어떠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2006-04-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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