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가 기틀세운 ‘쿠웨이트 아버지’ 자베르 국왕 별세

민주국가 기틀세운 ‘쿠웨이트 아버지’ 자베르 국왕 별세

윤창수 기자
입력 2006-01-16 00:00
수정 2006-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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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의 아버지’ 세이크 자베르 알 아마드 알 사바 국왕이 15일 8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쿠웨이트가 원유 수출로 부유해지기 전인 1926년 6월29일 태어난 자베르 국왕은 1961년 모국이 영국에서 독립한 뒤,1977년 삼촌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았다. 그는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7개월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망명생활을 한 뒤 미국의 절친한 우방이 됐다.

AP통신은 “자베르 국왕은 겉치레를 싫어하고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고 평가했다. 석유로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식사는 빵과 요거트만으로 만족했으며, 종종 직접 차를 운전해 시장에 가서 국민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1985년 시아파가 자살 폭탄 차량으로 암살을 시도한 이후 시장 방문은 중단했다.

1999년 여성들에게 투표권과 출마권을 허용해 인권운동가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보수파와 무슬림 원리주의자들의 반발로 6년뒤인 2005년 5월에서야 의회가 마침내 여성 선거권을 승인하고, 내각은 첫 여성 장관을 임명한다.

전세계 원유 매장량의 10%를 갖고 있는 쿠웨이트의 인구는 100만명에 불과하다. 자베르 국왕은 석유가 바닥났을 때를 대비해 미래 세대를 위한 차세대기금(RFFG)을 마련해 매년 석유수입금 10%를 모아 현재 600억달러를 적립했다.

2001년 뇌출혈로 런던에서 치료를 받은 뒤 대부분의 권한은 이복형제인 세이크 사바(75) 총리에게 넘어갔다. 쿠웨이트 내각은 15일 왕세자 세이크 사드 알 아마드 알 사바(75)가 왕위를 계승한다고 밝혔으나 그 역시 97년 결장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 노쇠한 왕세자때문에 실질적으로 쿠웨이트를 이끌게 될 사바 총리는 자유로운 개혁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는 노회한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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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6-01-1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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