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재개발 고도제한 완화 주무부서 반대의견 무시

청계천 재개발 고도제한 완화 주무부서 반대의견 무시

입력 2005-05-12 00:00
수정 2005-05-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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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H사의 사업 추진과정에서 서울시가 주무부서인 도시계획과의 의견을 무시하고 건물 고도제한을 완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심부 발전계획안 역시 주무부서인 도시계획과가 아닌 청계천복원추진본부가 마련한 것이어서 청계천 주변 도심 개발 사업 전체에 대한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전체 개발이익만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H사는 세운상가 구역 32지구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도시계획위원회는 지하 7층, 지상 32층, 층고 109.5m에 1000%이하 용적률을 적용해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겠다는 H사의 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관련부서 협의 과정에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은 ‘정비 기본계획상 109m까지 지을 수 있지만 향후 미시행 사업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 100m 이하의 범위에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전반적인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다루는 도시계획과도 “이 지역이 남산과 가깝기 때문에 ‘최고고도지구 5층이하(18m 이하)’,‘최고고도지구 3층이하(12m 이하)’,‘남산공원’ 등으로 높이를 제한하고 있어 높이 완화는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며 반대했다. 이같은 의견은 끝내 반영되지 못했으나 서울시 측은 해당자료를 통해 “관련부서의 의견을충분히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도시계획과를 배제한 도시계획

‘도심부 발전계획’을 청계천복원추진본부에서 담당하게 된 것도 의문이다. 향후 20년 앞을 내다보는 ‘…발전계획’은 도시계획국이 5년마다 작성해 모든 도심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이 업무가 2002년 양윤재 부시장이 청계천복원추진 본부장으로 영입되면서 청계천본부로 이관됐다. 서울시 측은 청계천이 도심재개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도심공동화를 막기 위해 도심부의 고도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양 부시장의 ‘아이디어’가 ‘…발전계획’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7월 당시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이었던 양 부시장이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이 되면서 이같은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청계천 전체 개발이익만 1조 이상

청계천 주변 도심재개발 지역은 청계천 양쪽으로 약 7㎞ 구간에 해당한다. 대부분 상업지역이다.1978년에 마련된 도심재개발기본계획 대상 지역에 포함돼 있다.

청계천 주변의 재개발 대상 구역은 모두 7곳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여러 개의 지구로 나뉘어져 있다. 현재 로비 의혹이 일고 있는 M사의 사업지구가 속한 을지로2가 구역에도 13개 지구가 있다.

이들 구역의 총 면적은 5만 5000여평.7곳 가운데 미개발 지구의 비율을 절반만 잡아도 모두 2만 2000여평에 달한다. 땅값만 시세로 따져 8800억여원에 이른다.

시는 M사의 경우 개발이익이 최소한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발사업의 틀이 잡힌 을지로 2구역과 세운 4구역이 알짜배기 땅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는 1조원 대의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특히 ‘재개발 사업의 꽃’으로 불리는 세운4구역에는 국내외 설계사 10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양 부시장과, 양 부시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M사의 길모씨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D설계사가 참여하고 있어 또다른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설계비만 275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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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걸 김유영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2005-05-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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