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사수 궐기대회’

재래시장 ‘사수 궐기대회’

입력 2005-01-18 00:00
수정 2005-01-1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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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재래시장 및 영세 상인들이 역외 대형 할인점의 입점 저지를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등 생존에 몸부림치고 있다.

거대 자본과 유통 노하우를 앞세운 공룡 할인점들이 들어설 경우 영세한 지방 상권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앉아서 떼죽음 당할 수는 없다

대구지역 재래시장 상인과 슈퍼마켓 주인들은 지난 13일 남구 대명동 홈플러스 남대구점 개점일에 맞춰 강력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화물·승용차 등 차량 120여대에 ‘지방경제 말살하는 대형 할인점 철수하라.’ ‘대구경북은 대형할인점 천국인가.’라는 등의 문구를 새긴 대형 현수막을 부착한 채 매장 앞 10차선 도로를 4시간 동안 오가며 개점에 항의했다.

대구경북유통연합회 독고창목 회장은 “대구에는 1997년 유통시장 개방 이후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 할인점 15개가 들어서면서 재래시장들이 빈사상태에 놓였다.”면서 지역 상권보호를 위해 시민들에게 할인점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이미 12개의 대형 할인점이 진출한 경북지역 상인들도 할인점의 추가 출점에 맞서고 있다.

포항 남부시장 등 지역 10여개 재래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대형 유통매장 건축 반대 범시민 대책위원회(위원장 김인엽)’는 오는 24일쯤 포항시청 앞에서 대형 할인업체의 복합상가 건립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10만명 서명운동도 벌였다. 국내 굴지의 유통업체인 S사가 상도동 포항버스터미널 옆 부지에 추진 중인 지하4층, 지상7층 규모의 복합상가 건립을 저지에 나선 것이다.

대책위는 “포항에는 최근 5년 사이 5∼6개의 대형 할인점이 개점, 주변 재래시장의 2000여 점포가 문을 닫았다.”고 주장했다.

●지방상권 빈사… 불매운동 불사

영주지역 상인들도 홈플러스가 시내 휴천동 2000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8000평 규모의 대형 할인점을 짓기로 하면서 건축 반대 시위에 나서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650여 상인들이 합세한 홈플러스 입점 반대추진위원회(김민규 위원장)는 시민대상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연일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30억∼40억원을 들여 시장 정비 및 현대화사업을 마친 경산시장 상인들도 요즘 장사는 뒷전이다. 시내 중산동에 대형 판매시설 건축 허가를 신청한 E마트와 허가기관인 시와 일전을 불사할 방침에서다. 민미자(60·여) 경산시장 상가번영회장은 “인근 대구지역의 대형 할인점들로 지역 상권이 거덜난 마당에 안방을 대형 할인점에 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지역 상인들은 지난해 말 신세계 E마트점이 문을 열자 곧바로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구시장 등 지역 상가번영회 회원들은 안동상공회의소와 안동시의회, 안동농협 등을 찾아 할인점 불매운동 및 지역경제살리기 시민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은 지난 2003년 5월 오는 2007년까지 백화점과 할인매장의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해 잠복상태이다.

한편 대구경북유통연합회는 최근 ‘대형 할인점 출점 저지 범상인연대’를 결성, 할인점 상품 불매운동과 함께 자치단체들에 출점 제한 조례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청 지식서비스기업과 김종국 사무국은 “정부에서 대형마트의 진출을 규제한다면 WTO협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면서 “재래시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대형 점포에 대해서는 시장과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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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05-01-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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