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손 나눠요] ④용산쪽방 사람들의 새해 소망

[따뜻한 손 나눠요] ④용산쪽방 사람들의 새해 소망

입력 2004-12-29 00:00
수정 2004-12-29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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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살지만 우리끼리라도 서로 챙기면서 도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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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밑 겨울바람이 날을 세운 28일 오후 서울…
세밑 겨울바람이 날을 세운 28일 오후 서울… 세밑 겨울바람이 날을 세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5가동의 4평 남짓한 쪽방에서 혜선(왼쪽)과 세호 남매가 방안에서도 방한복을 벗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품안을 파고드는 세밑 겨울바람에 몸이 잔뜩 오그라드는 28일 오후.30m쯤 떨어진 곳에서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가 한창인 서울 용산구 용산5가동 한 식당에 주민 15명이 모여 김이 모락모락나는 쌀죽과 라면을 후후 불어가며 먹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용산공원 남측 도심재개발사업’으로 당장 쫓겨날 처지에 놓인 용산5가동 19번지 철거촌 세입자들이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이지만, 이렇게 가끔씩 음식을 추렴하는 나눔의 미덕으로 서로를 돌본다. 식당 주인 한미자(52·여)씨는 “쌀이 조금이니 양을 늘리려 죽을 끓였다.”고 말하고 “죽맛이 아니라 이웃간의 정을 주는 맛으로 먹는다.”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죽으로 때워도 인심은 부자들보다 따뜻

이 일대에는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40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 주로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들이었지만 인정만은 어느 부자동네보다 훨씬 따뜻했다. 하지만 2001년 7월 서울시가 용산개발계획을 세운 뒤 지난해 11월28일 재개발조합이 갑자기 사업승인통지서를 내밀며 “3개월 안에 나가라.”고 통보해 오면서 이들의 삶은 절박해졌다. 지금은 대부분 주민들이 철거용역반원들의 횡포에 쫓겨 뿔뿔이 흩어지고 정말 갈곳없는 40여가구 100여명만 남아 있다.

김옥순(66·여)씨는 전기가 끊겨 불이 들어오지 않고 연탄불조차 제대로 때지 못하는 4평짜리 쪽방에서 손자 세호(10)와 손녀 혜선(8)이를 키우며 근근이 살고 있다. 아이들 밥은 이웃들에게 얻어 먹이고 있지만 한겨울에 얇은 홑이불만으론 아이들을 재울 수가 없어 밤이면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달래는 처지다. 다른 철거촌이나 쪽방촌과 달리 용산5가동은 세간에 알려지지도 않아 이제까지 도움의 손길조차 없다. 김씨는 “나야 이제 다 살았지만 저 어린 것들을 봐서라도 그냥 내몰릴 수 없지 않으냐.”면서 “어떻게든 새해에는 아이들이 따뜻하게 등을 누일 수 있는 한평 공간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되뇌었다.

문 뜯긴 냉골서 스티로폼으로 바람 막아

19번지에는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갈 곳없는 이들에겐 그나마 이웃들의 정이 삶의 영양제다.

23년 동안 노동 일을 하며 19번지에 살아온 배춘근(54)씨는 지난 8월 철거용역반원들의 명도집행으로 집이 무너지는 것을 눈뜨고 지켜봐야 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진 뒤 배씨는 지금 2평 남짓한 주인없는 쪽방에 들어가 혼자 살고 있다. 방문도 뜯겨나가 스티로폼으로 바람을 막아야 하는 골방에서 항상 이불을 덮고 지내는 처지라 몸은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그렇지만 마냥 외롭지만은 않다. 보온병에 끓인 죽을 넣어 끼니를 챙겨주고, 병원이라도 가보라며 쌈짓돈을 찔러주는 이웃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틈틈이 배씨를 돕고 있는 심순자(52)씨는 “서로 돕지 않으면 다같이 무너지지 않겠느냐.”면서 “새해에는 천막이라도 ‘내집’이라 생각하고 모두가 편히 발 뻗을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싶다.”고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고기판 서울시의원 “국회대로 실개천, 시민들이 안심하고 즐기는 공간 돼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고기판 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 제1선거구)은 지난 19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국회대로 도로다이어트 및 실개천 조성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고 의원은 사업 추진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철저한 현장 안전 관리와 공사 일정의 차질 없는 준수를 당부했다. 이날 현장 보고에는 영등포를 지역구로 하는 채현일 국회의원과 전승관 시의원, 영등포구의회 김길자 의장 및 의원들도 함께해 국회대로 도로다이어트 사업과 실개천 조성에 대한 지역의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국회대로 도로다이어트 사업은 목동운동장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총 3.51㎞ 구간의 차로를 기존 9~11차로에서 7~9차로로 줄이고, 보행 및 녹지 공간을 넓히는 사업이다. 총 14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오는 2027년 12월 전체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영등포구청 교차로 북측에서 영등포경찰서 교차로 북측까지 약 302m 구간에는 실개천이 새롭게 조성된다. 이 실개천은 당산삼성2차아파트부터 영등포 제2스포츠센터 인근까지 이어지며, 현재 2027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고 의원은 “공사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
thumbnail - 고기판 서울시의원 “국회대로 실개천, 시민들이 안심하고 즐기는 공간 돼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2004-12-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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