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감독 “반짝 韓流 안되게 내실 다져야”

겨울연가 감독 “반짝 韓流 안되게 내실 다져야”

입력 2004-11-30 00:00
수정 2004-11-3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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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 같은 스타 한 명이 한류(韓流)의 원동력이란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특히 한류라는 결과에만 천착한, 외형만 그럴싸한 드라마 제작 붐은 오히려 한류의 불씨를 소진시킬 위험이 있죠.”

윤석호 감독
윤석호 감독 윤석호 감독
올 한해 일본열도를 ‘한류 열풍’의 소용돌이로 몰고간 문화 콘텐츠는 단연 ‘욘사마’ 배용준과 드라마 ‘겨울연가’였다. 하지만 그 성공 뒤에는 한류 드라마 ‘대표’ 연출자 윤석호(47) 감독의 숨은 힘이 있었다. 윤 감독은 한·일 우호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상인 일본의 영화잡지 ‘기네마순보사’가 주는 기네마 순보상 특별상 ‘한·일 우호 공로상’의 수상자로 선정돼 30일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상을 받는다.

“지금 아시아권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심하게 말하면 ‘그들이 우리의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죠. 한류가 ‘한류(寒流)’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좀더 내실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일본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겨울 연가’와 ‘욘사마’는 그들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갖는 ‘환상’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현실에서는 그같은 인간 냄새 나는, 순수한 정서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 그는 특히 한류를 염두에 두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드라마 속에 순수한 마음과 첫사랑 등 인간 정신의 ‘진정성’을 담는 본질적인 노력이 담겨 있어야 ‘한류’에 걸맞은 기획이 된다고 생각해요.‘열매’를 먼저 보고 스타 배우와 이국적 화면 구성에 신경쓰는 등 내용보다는 드라마의 외형적 측면을 앞세운 기획은 오히려 한류의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어요.”

그는 드라마 한류 열풍은 ‘경쟁의 힘’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보다 양질의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한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의 치열한 경쟁이 실제 ‘고품질’의 드라마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한류 열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 국내 드라마 제작에 대해 조언해 달라는 질문에 “드라마는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졌다.”면서 “단기간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드라마는 한류는 물론 국가 이미지 차원에서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속 ‘한류 열풍’의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욘사마’ 혼자만의 힘으로 ‘겨울연가’가,‘한류 열풍’이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 가려진 수많은 조연들의 눈부신 연기와 제작진들의 눈물겨운 땀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2004-11-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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